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광역시와 안산시장 후보 전략공천이 야기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2일 밤10시가 넘어 윤장현 예비후보를 광주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하기로 전격 발표한 후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더 이상의 전략공천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다. 광주시장 후보로 뛰었던 이용섭 의원과 강운태 시장은 탈당해 연합전선을 추진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안철수식 개혁공천이 고작 이 정도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데다 광주시민들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이 4일 "광역단체장 후보를 공개하면서 연휴를 앞두고 그것도 늦은 밤에 발표한 것은 잘못된 결정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임을 자인한 셈"이라고 비판할 정도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진심을 몰라준다고 아쉬워할 수도 있다. 윤 후보를 선택한 이유로 새 정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지만 그는 안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이용섭·강운태 후보에게 뒤지고 있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안 대표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윤 후보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중앙당의 전략공천을 받지 않겠다"고 배수진까지 치지 않았는가.
안 대표는 그동안 새 정치의 명분으로 '기득권 포기'를 내세웠으나 이번 전략공천은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밀실·낙하산공천' '지분 나눠 먹기'라는 구태정치와 무엇이 다른가. 안 대표의 언행불일치 행보와 제1야당의 분란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혼란을 넘어 실망스럽다. 새 정치를 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기존 정치권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오만과 독선에 빠진 게 아니냐"는 국민의 질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 대표는 되새겨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새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