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금리·원화 新3高 '꿈틀' 고유가·고금리에 원高까지 내년 한국경제 걸림돌 우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미국이 또다시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원화가치는 급등하고 채권금리 상승압력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원유수요가 다시 늘어나 그동안 잠잠하던 국제유가마저 꿈틀거리고 있어 고원화가치ㆍ고금리ㆍ고유가의 '신3고(高)' 현상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회의 후 내놓은 발표문에서 그동안 줄곧 사용해오던 '경기 순응적인'이라는 단어를 삭제, 1년반 동안 지속돼온 금리인상 행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지난달에 이어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하는 발언을 재차 꺼냈지만 금리 파고는 유럽ㆍ일본 등 여타 선진국들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2%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이는 2000년 10월 이래 5년 만에 처음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에도 유로존의 금리인상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금리인상의 무풍지대였던 일본 역시 금리인상 시그널을 계속 노출시키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경기회복세가 확실하다면 내년 초 추가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 압력과 주요국과의 금리차이 등을 감안할 때 1월 한달 동안 경기회복 속도와 미국의 금리조정 보폭을 관찰한 뒤 내년 2~3월 중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날 채권금리는 미국발 호재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내려 연 4%대(3년 만기 국고채 4.94%)에 재진입했다. 그러나 과도한 상승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일 뿐 국내 채권금리가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신동준 삼성투신운용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겠으나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난 것이 아닌 만큼 하향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원화가치는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우려감에 직격탄을 맞아 급등했다. 엔ㆍ달러 환율 하락에 맞춰 그동안 거래를 자제해왔던 역외 세력들이 달러매도에 나서면서 원화 환율은 이틀 동안 무려 17원30전이나 폭락했다. 심지어 원ㆍ달러 환율이 조만간 세자릿수로 내려앉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대다수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당장 1,000원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위안화 추가 절상이 꾸준히 제기되는데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조속한 시일 내에 중단할 경우 '달러약세 전환-원화강세 현상' 시점이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유가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두바이유 국제유가는 1배럴에 50~55달러. 한국은행이 내년 5% 성장률을 제시하면서 예상한 유가 도입단가도 55달러선이다. 그러나 이란의 핵 문제와 이라크 정세, 베네수엘라 정정불안 등의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악화될 경우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한발 더 나아가 국제유가가 이른바 '슈퍼 스파이크(Super-Spike)'에 진입, 향후 4년간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 내 원유가격을 평균 배럴당 68달러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은의 한 관계자는 "원유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내년 중국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급격한 상승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한은이 내년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5%로 잡은 것은 물론 국내외 기관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외부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에서 맴돌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입력시간 : 2005/12/14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