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출자했던 자문사서 발뺀다

자문형랩 위축에 지분 축소…최대주주 지분매각도 잇따라
등록취소ㆍ사업목적 변경하기도

투자자문사들이 저조한 수익률과 투자자 이탈로 몸살을 앓자 증권사들이 잇따라 발을 빼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하나대투증권은 보유중인 레이크투자자문 지분 10만주 중 5만주를 이 자문사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하나대투증권의 지분율은 10%서 5%로 내려앉았다. 또 하나대투은 솔로몬투자증권과 함께 아이에셋투자자문 지분 10만주(14.29%)와 6만주(8.57%)를 각각 일본 교덴그룹 계열사인 기무라 빌딩에 양도했다. 기무라빌딩은 이 두 증권사의 지분과 기존 최대주주(60%) 및 특수관계인(2.86%)의 주식을 전량 넘겨받아 아이에셋투자자문의 최대주주가 됐다. 앞서 현대증권도 지난해 10월 말 레이크투자자문 주식을 기존 14만주(14%)에서 8만주(8%)로 줄였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자문사에서 발을 빼는 것은 자문형 랩 시장이 수익성 악화로 위축되며 이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2010년부터 자문형랩 시장 확대를 틈타 앞다퉈 자문사에 출자했지만 최근 자문사들의 투자 수익률이 급락하고 투자자 이탈이 심화되자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문사들의 수익이 악화되면서 증권사들도 자연스레 출자를 철회하고 있다"며 "자문형랩 수익이 악화된 지난해 말부터 지분을 줄이거나 아예 털어버리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를 제외한 다른 최대주주들도 지분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한 자문사의 최대주주가 지난해 말부터 올 2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각하면서 54.55%였던 지분율을 27.27%까지 끌어내렸고 웅진캐피탈 역시 루카스투자자문의 보유 주식 전량(32만주ㆍ45.07%)을 매각하며 경영권을 넘겼다.

상황이 악화되자 간판을 내리는 자문사도 생겼다. 버크셔리서치투자자문은 최근 투자자문업 폐지승인신청서를 금융위와 금감원에 제출했으며, 신성투자자문 역시 투자일임업 등록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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