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중인 수입산 견과류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이 검출돼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이번 사례는 최근 홍콩,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아플라톡신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우리 검역체계가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난이 예상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25일 "최근 서울지역 할인매장과 재래시장에서 판매중인 견과류에 대해 식품안전성 실험을 실시한 결과 베트남에서 수입한 한 견과류 제품에서 아플라톡신이 기준치의 8배 이상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진공포장된 상태에서 수입된 제품이어서 베트남 현지에서 오염된 제품이 그대로 수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소보원은 이 제품을 수입한 업체에 즉각 이같은 사실을 통보해 해당제품을 전량수거토록 했으나 이미 상당수가 판매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아플라톡신은 자연상태에서 생기는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로, 사람과 동물에게 간경변, 간암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인체발암성이 확실한 '제1군 발암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이 물질은 원료의 생산, 보관, 운반 단계에서 곰팡이에 오염돼 생기는 자연독소여서 같은 회사 제품이라도 다른 조건에서 처리, 유통됐을 경우 오염가능성이 커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홍콩에서 허용치의 70배를 넘는 아플라톡신이 땅콩에서 검출됐으며 케냐에서도 아플라톡신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최근 해외에서 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입산 견과류 가공식품에 대해 같은 회사의 같은 제품일 경우에는3년마다 검사를 하고 있어 유해물질에 오염된 제품이 통관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채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보원은 설명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도 아플라톡신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줬다"며 "자연독소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수입통관 때마다 검사를 실시토록 관계기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