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금리 인하, 미 경제 구세주 역할 얼마나 할까?`
25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결정과 관련, 인하 폭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는 있는 가운데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효과 논쟁도 함께 달궈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유력 외신들은 23일 각각의 금리 인하 전망과 함께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기사를 내놓았다. 이들은 FRB가 이번 회의를 통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이자율 하락에 따른 향후 경기 부양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0.25? 0.5?=우선 FRB가 이번 금리 정책 결정회의에서 0.25%포인트와 0.5%포인트 인하 중 어떤 카드를 선택할 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부터 양분돼있다.
0.25%포인트를 주장하는 이들은 최근 들어 기업들의 수익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다 각종 경제 지표들도 호전되고 있어 소폭 인하로도 미 경제 부양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0.5%포인트 인하라는 강한 처방을 취할 경우 증시 부양 효과는 커녕 오히려 미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워 주가가 떨어질수도 있다는게 이들의 논리.
반면 0.5%포인트 인하를 점치는 이들은 현재 미 경제가 디플레에 빠질 가능성이 충분하며 이 경우 임금 하락, 소비자 심리 추락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과감한 선제 공격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금리인하 효과에 대한 근본적 의문 제기=인하폭과는 별개로 금리 인하가 근본적으로 경기 부양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 최대 근거는 이미 금리가 1.25%라는 사상 최저 수준인 상황속에 통화 정책만으로는 시장에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란 점.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FRB의 추가 조치로 0%대의 금리가 된다 해도 기업들이 돈을 빌려 선뜻 투자에 나설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 않다. 실제로 이미 금리가 40년래 최저 수준인 1.25%를 기록하고 있지만 미국의 생산가동률은 20년래 최저인 74.3%에 지나지 않는다.
이보다 더 우려되는 문제는 금리 인하라는 총알을 남발하면, 미 경제가 향후 디플레 가능성에 직면할 경우 FRB가 속수무책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은 금리가 0%대에 머문다고 해도 대규모 국채매입을 통해 통화 완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과거 1942년에서 1951년 사이 초저금리 상황에서 FRB가 장기채권 매입으로 2.5%의 국채 수익률 타깃을 맞출 수 있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당시보다 채권시장의 규모가 커진 데다 채권시장이 증시, 외환 시장, 부동산 모기지 금리 등과 연계돼 있어 인위적인 조작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정작 위험한때에 `실탄`이 모자라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