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변신 '눈에 띄네'

포철 변신 '눈에 띄네' 포항제철의 변신이 큰 관심을 끌고있다. 민영화 이후 '달라지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권위주의적이고 보수적이며, 정부의 말을 순순히 따르던 '공기업 포철'의 모습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그 자리는 ▦고객중심의 빠른 경영 ▦주주 이익을 우선하는 경영이 채워가고 있다. 포철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고객 중심의 기업'. 오는 7월까지 업무프로세스 혁신(PI)이 끝나면 포철은 주문, 구매, 판매 과정을 인터넷으로 모두 공개한다. 포철은 "공기업 시절 가장 신랄하게 비판받은 판매비리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한다. 구매통합에 대한 광양지역 협력사들의 거센 반발도 '지역이기주의'라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포철은 빠른 경영을 시도하고 있다. 정보통신, 에너지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상부 회장은 벤치마킹 대상으로 "50조원을 동원, 하니웰이란 회사를 하룻밤 새에 인수하는 등 과감한 투자로 다각화에 성공한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이라고 말했다. 포철은 현재 갖고있는 유동성 2조원에 1조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필요하면 부채비율(88%)을 다소 높여서라도 자금을 마련해 한국통신과 한국전력 민영화 등의 기회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포철의 변신을 가장 실감나게 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달라진 태도. 올들어 포철은 동기식 IMT- 2000 컨소시엄 참여, 한국통신 1차 지분매각 참여, 현대하이스코에 대한 핫코일 공급 등 정부가 바람과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의 철강분쟁 중재에 대해 유 회장이 직접 "통상마찰을 일으켜 국익에 어긋난다"는 논리를 내세울 정도. 포철은 "달라진 지배구조를 봐야 한다"고 말한다. 포철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54%. 정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은행, 투신사,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은 20%로 경영진 교체에 필요한 최소지분(25%)에도 못 미친다. 유상부회장 등 경영진의 임면권이 정부에서 외국인 주주에게 넘어갔다는 뜻이다. 포철에는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외국인 사외이사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외국인 주주들이 요구하는 것은 '국민기업'이라는 애매한 구호보다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포철의 모든 의사결정은 주주이익을 우위에 놓고 이루어 질 것이다." 포철의 '이유있는' 주장이다. 강동호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