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온난화 해결' 극대화 선진국이 나서야

국가가 국민 설득시켜 동참 이끌고
국제협정 성공위해 개도국 지원 확대
최대 에너지 사용 美·中적극 참여를
■ 기후 변화의 정치학 (앤서니 기든스 펴냄, 에코리브르 펴냄)


기든스는 기후변화 대응은 결 국 정치문제로 취급돼야 한다고 말한다. 또 세계 최대 에너지 사용국이자 온실가스 발생국인 미국과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주문 하고 있다.



'제3의 길'이라는 사회발전모델을 주창했던 앤서니 기든스(Anthony Giddens)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책이다. 왜 인류는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그토록 무관심한가. 그나마 시도되고 있는 각종 대책과 정책은 왜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지 않은가. 기든스는 이 책을 하나의 역설로 시작한다. 지구온난화로 야기되는 위험이 결코 손에 잡히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거의 감지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후변화 문제는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지 못한 채 뒷전으로 밀린다는 것이다. 10대가 흡연의 해로움에 대해 충분히 경고를 듣고도 40대에 닥쳐올 건강악화를 실감하지 못한 채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과 똑 같은 현상이라고 그는 빗댄다. 여기서 '기후변화의 정치학'이 출발한다. 기든스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결국 정치적 문제 내지 정치적 행위로 취급돼야 한다고 말한다. 기든스가 말하는 정치는 통상적으로 말하는 '정부관료와 정치인에 의한 지배와 통치행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의 모든 대립을 조정하고 통일적인 질서를 유지시키는 작용으로서의 국내 혹은 국제정치를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그가 강조하는 것은 국가(state)의 역할이다. 여기에서 국가는 다양한 수준의 공권력, 즉 중앙정부와 지역정부, 지방정부, 글로벌 시대로 확장해 국제무대까지를 말한다. 그는 정부와 정치가의 책임은 국민들을 잘 설득시켜 동참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다각적인 관점과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기든스는 당면한 기후변화의 문제와 에너지 안보 문제가 왜 긴밀하게 관련돼 있는지 설명한다. 국제적으로는 기후변화에 대한 새 협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의 지원이 이뤄져한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에너지 사용국이자 온실가스 발생국인 미국과 중국의 더 적극적인 동참도 주문하고 있다. 기든스는 기존 녹색운동이 기후변화 대응에는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더 성공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정책과 종합계획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 문제처럼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사안의 경우에는 공권력의 주체인 국가가 나서는 것이 정책 수행 효과를 더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 기든스는 덧붙여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차원에서, 그리고 국제기구와 국제협상 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억제를 위해 시행할 수 있는 각종 방법들을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신생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절감 기술 등 과학기술, 탄소세로 대표되는 조세제도, 시장의 힘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온실가스 거래시장 등이 포함돼 있다. 금융과 재정 분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 사이의 협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서 청정개발체제(CDM)에 대한 제안도 포함돼 있다. 기든스가 런던정치경제 대학 명예교수이자 현직 영국 상원의원이라는 점도 염두에 둔다면 좀더 다각적인 의미를 구할 수도 있겠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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