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열화우라늄탄용 금속우라늄이 비밀리에 개발됐고 정부는 이를 은폐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대전차포용으로 쓰이는 열화우라늄탄은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핵무기로는 분류되지 않지만 국제사회 일각에서 핵 오염과 기형아 출산의 원인으로 지목돼 비인도적인 무기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민주노동당 조승수(趙承洙)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환경단체인 '녹색연합'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원자력연구소가 1980년대 중반 미국으로부터 방사선 차폐제 용도로 수입한 열화우라늄을 이용,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5년간 매년 수백 kg 이상의 열화우라늄탄 탄두용 금속우라늄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2일 중국 난징(南京)에서 열린 비공개 국제안보회의 내부자료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입수, 확인한 것이라고 조 의원은 설명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소는 1982년 국방과학연구소의 의뢰로 1983년부터5년 동안 매년 수백 kg 이상의 열화우라늄탄 탄두용 금속우라늄을 비밀리에 개발해오다 1987년 미국 정보기관에 이 사실을 발각당했다.
미 정보기관측은 당시 발견한 열화우라늄탄용 금속우라늄을 대부분 파기한 뒤나머지를 대전 원자력연구소 저장소에 저장했으며, IAEA도 당시 한국의 열화우라늄탄용 금속우라늄 개발 사실을 인지했다고 조 의원은 전했다.
조 의원은 "열화우라늄탄이 국제사회에서 금지된 무기는 아니지만 원자력연구소가 열화우라늄을 산업용으로 수입한 뒤 신고도 하지 않은채 용도전환한 것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핵물질의 용도 변경에 대한 신고를 의무화한 한미원자력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는 우라늄 수입 시 우라늄의 양과 용도 변경 등을 신고하게 돼있는 IAEA의 안전지침도 위반했다는 점에서 이는 명백한 국제협약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