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 선수의 경기가 펼쳐진 24일 단체응원을 위해 경기도청에 모인 많은 시민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김연아 선수의 세계신기록 수립을 기뻐하고 있다. 원유헌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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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젊은이들이 이렇게 잘할 줄 정말 몰랐습니다. 이들이 주역으로 활약하는 향후 20~30년간은 대한민국이 올림픽뿐 아니라 세계 문화계ㆍ경제계 등 곳곳에서 깜짝 놀랄 기분 좋은 소식들을 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벽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 선수의 깜짝 금메달 소식에 이어 김연아 선수의 환상적인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연기가 펼쳐진 24일.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동계올림픽 응원열기로 뜨거웠다. 특히 밴쿠버에서의 연이은 낭보에 지난 2002년 월드컵을 떠올리며 이 같은 한국인의 기질을 국운 상승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강력한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와 김연아 선수의 출전시간이 점심시간과 겹쳐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가슴을 졸이며 TV 앞으로 모여들어 생중계 경기를 지켜봤다.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경기를 지켜본 회사원 고모(25ㆍ여)씨는 "바로 앞 순서에서 경기한 아사다 마오 선수가 평소보다 너무 잘해 김연아 선수가 부담을 갖고 경기에 임할까 무척 걱정스러웠는데 너무나 의연하게 잘해줘 자랑스럽고 기쁘다"며 "점프할 때마다 식당 안이 온통 떠나갈 듯한 응원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8)씨는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회사 회의실에 모여 단체응원을 하며 봤다"며 "3분이 채 안 되는 경기 내내 마음을 졸이며 보다 김연아 선수가 마지막 총을 쏘는 포즈를 취하자 나도 모르게 큰 환호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서울역 2층 대합실에는 200여명이 모여 김연아 선수의 연기를 지켜봤으며 고속버스터미널 곳곳에 마련된 TV 앞에는 발걸음을 멈춘 시민들이 김연아 선수가 세계 최고의 연기를 펼친 2분48초 동안 숨을 죽이며 지켜봤다. 시민들은 김연아 선수가 점프를 성공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TV를 보지 못한 네티즌들이 인터넷 중계로 대거 몰리며 포털 사이트 다음은 경기 당시 최고 동시접속자 수가 34만명에 달해 온라인 중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이번 경기 전 올림픽 최고 동시접속자를 기록한 모태범의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경기(17만명)의 2배,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9만명)의 4배가량에 달하는 수치다.
한편 김연아 선수의 경기에 앞서 새벽에 금빛 레이스를 펼친 이승훈 선수에게도 시민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 생중계로 스피드스케이팅 1만m 경기를 지켜본 회사원 진모씨는 "이승훈 선수가 마지막 바퀴에서 스피트스케이팅 최강국인 네덜란드 선수를 한 바퀴 앞지르는 모습에 전율을 느꼈다"며 "잠을 설친 보람이 있어 기쁘고 우리나라는 단거리와 장거리를 모두 석권한 진정한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