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지난 2005년 설립한 한중 최초 합작보험사인 '중항삼성보험'의 경영권을 중국은행에 넘기기로 했다.
명분(경영권)보다는 실리(실적)를 택한 것으로 방카슈랑스 강화를 통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8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은행의 손해보험 자회사인 '중은보험'은 중항삼성보험이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취득할 계획이다.
현재 합작보험사의 지분은 중국항공과 삼성생명이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실질적 경영은 삼성생명이 맡아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각 주체 간 지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이 같은 전략은 만성적인 실적부진을 탈피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내 70여개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기준 53위(지난해 9월 말 현재)인 중항삼성보험은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중국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방카슈랑스 영업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행은 자산 기준으로 중국 4위 은행으로 중국 내 지점 수는 약 1만개다. 또 중국 생보시장은 세계 최다 인구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24%에 달하는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중 방카슈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에 달한다.
이 관계자는 "중국 생보 시장은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어 중국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강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이 같은 행보는 최고경영자(CEO) 변경에 따른 글로벌 전략 변화가 확인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도 있다. 전임 박근희 부회장은 재임 시절 해외사업 부문을 직속체제로 바꾸면서까지 글로벌 진출에 적극 나섰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나 김 사장이나 '해외통'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색깔은 각기 달랐다"며 "삼성생명의 글로벌 전략이 어떻게 변화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