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매출손실 10조, 생산차질 100만대 돌파 노사관계 경쟁력은 4년 연속 세계 '꼴찌'
입력 2006.07.19 16:18:50수정
2006.07.19 16:18:50
`18년 동안 근 1년을 파업으로 날린 회사'
이는 세계적 자동차 업체로 성장한 현대자동차의 그늘이다. 19년째 파업으로 그동안 누적된 매출손실과 생산차질만도 각각 10조원과 10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노조가 지난 1987년 설립된 이래 1994년 한 해를 제외하고 올해까지 19년째 파업을 지속하면서 남긴 이 같은 기록들이 알려짐으로써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더욱 싸늘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국을 강타한 폭우와 고유가, 환율하락 등 대내외적인 대형 악재속에 현대차노조 등 자동차업계의 파업이 확산되면서 현재의 노사관행에 대한 비판여론은 이미 비등하고 있다.
◇ 연례행사 파업이 남긴 기록들 = 현대차노조가 노조 출범 이후 1994년을 제외하고 19년째 파업을 지속함으로써 이에 따른 손실이 눈덩이마냥 커지고 있다.
노조측의 19년째 파업으로 현대차는 19일 현재 누적 매출손실 10조929억원, 누적 생산차질은 101만5천602대를 안고 있다.
현대차는 비정규직법을 둘러싼 노조측의 정치성 파업과 임금협상을 위한 파업으로 올해에만 1조1천528억원의 매출손실과 8만3천608대의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연례적인 파업으로 인해 현대차노조의 누적 파업일수도 323일을 기록해 1년에 육박하고 있다.
GM대우 노조가 벌이고 있는 파업은 노사 상생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사측이 올해 대우그룹 부도 사태 당시 해고된 직원들을 사실상 전원 재고용하면서 나름대로 노사 상생의 물꼬를 터고 있는 과정에서 GM대우 노조가 파업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노조의 이 같은 파업은 고유가와 환율 하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 `오만' `독선' 비판여론 비등 = 현대차노조는 특히 그룹 총수가 구속되고 두바이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해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현대차노조 지원 차원에서 파업을 비난하는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백화점과 할인점 이용중단, 회식중단 등의 `소비파업'을 벌이는 등 독선적이고 오만한 자세까지 보이면서 지역사회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울산기업사랑 실천 범시민협의회는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지역 경제단체의 현대차노조에 대한 파업중단 촉구에 소비파업으로 맞선 것은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행태로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소비파업은 시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또 "민노총은 자신들이 움직이면 울산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 처럼 오만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시민의 한 사람인 조합원의 뜻을 왜곡하지 말고 시민정서에 부합하는 노동단체로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 연례적 파업 왜 발생하나 = 현대차노조 등이 이 같은 여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파업이라는 수단을 고집하는 것은 기득권 유지를 위한 내부 계파간 선명성 경쟁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파업을 하지 않고 타협안을 이끌어내면 계파내의 현장 노동조직들이 투쟁없이 이룬 성과이기에 이 정도 밖에 안된다는 식으로 비판하면서 노조 집행부 흔들기에 나서는 상황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또 현대차노조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핵심 사업장으로서 전위대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관행적인 파업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대차 사측의 세련되지 못한 노무관리와 노사간 불신 등도 파업 관행에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세계 꼴찌 수준 노사경쟁력 = 현대차노조 등 노동계내 강경파들의 주도속에 관행적인 파업이 끊이지 않으면서 우리나라의 노사관계 경쟁력은 바닥권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지난 5월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사관계 경쟁력은 61위를 기록해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국내의 불안한 노사관계가 국가 경쟁력과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최대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노동계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동계가 최근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을 앞두고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노동시장 속에서 산별노조구축 등으로 노조가 설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전투적 파업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