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이 올해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고 야당은 이를 헌법재판소에 제소하면서 국회의 정치력 상실이 또다시 비판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밤 예산안 통과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예산안 반대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마이크를 전달하려다 몸싸움을 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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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도 憲裁 심판대에 올려진다
민주, 이르면 주중 권한쟁의심판소송 청구 계획정치권 '헌재 의존증'·정치력 부재 비판 고조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사진=원유헌 youhoney@hk.co.kr
여당이 올해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고 야당은 이를 헌법재판소에 제소하면서 국회의 정치력 상실이 또다시 비판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밤 예산안 통과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예산안 반대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마이크를 전달하려다 몸싸움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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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예산안도 국회 통과 과정에서의 절차상 문제로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올려진다. 지난해 국회에서 처리됐던 미디어법이 헌법재판소에 제소된 데 이어 대형 정치 이슈가 잇따라 헌재의 판결을 물으면서 정치권의 '헌재 의존증'에 대한 우려는 물론 정치력 부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예산안도 헌재로…쟁점은
민주당은 5일 지난해 말 정국을 뒤흔들었던 예산안 처리 과정의 문제점을 거듭 지적하며 헌재의 의견을 묻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번 연말ㆍ연초에 있었던 한나라당의 날치기는 지난번 언론법 날치기에 이어서 또다시 심각한 법적 하자를 남기고 말았다"면서 "법적인 절차를 거쳐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문제를 삼는 것은 ▦국회의장의 심사 기일 지정의 부적절성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의 처리 순서 문제 ▦예결위장 무단 변경 논란 등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주중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소송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불법적인 예산안 처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헌재의 판결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툭하면 울면서 헌법재판소로 달려간다"면서 "민주당은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을 반성하기는커녕 이제 와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소송을 청구할 것이라면서 정국을 냉각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헌재로 달려가는 것 자체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한다는 것이다.
김 정책의장은 또 예산안 처리 과정에 대해 "국세기본법 등 주요 부수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김광림 한나라당 간사가 민주당 예결위원들에게 회의장 변경을 통보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 자리에 민주당 예결위원도 참석했기 때문에 민주당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 헌재 의존증 심화…정치력 부재 비판도
대형 정치쟁점이 헌재로 간 것은 비단 이번뿐 아니다. 지난 2003년 12월에 신행정수도법이 통과된 후 한나라당이 2004년 7월 헌재에 위헌소송을 제기했고 그에 앞서 3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송까지 제기한다.
또 2006년에는 종합부동산세 위헌 소송, 200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단독상정 권한쟁의 심판 청구에 이어 2009년에는 미디어법 권한쟁의 심판 청구까지 제기했다. 국회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대형 정치쟁점이나 정치행위들은 대체로 헌재의 판결을 거친 셈이다.
이처럼 정치권이 헌재의 의견을 묻는 사례가 늘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의회 입법화나 정치행위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헌법재판소에 물어보면서 3권 분립의 한 축인 의회민주주의 약화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경근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쟁점을 놓고 사회에 소용돌이를 일으키다 해결이 안되면 일종의 도피처럼 헌재로 사안을 끌고 가는 행태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 소장학자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받은 다수인 한나라당이나 정치적 합의로 타협점을 이끌지 못한 민주당 모두 문제가 있다"면서 "정치행위에 법의 잣대를 자꾸 들이미는 것 자체가 정치권 스스로가 정치력 부재를 인정해 3권 분립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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