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인, 한글에 없는 글꼴 문제 안돼"

법원, 사용금지 가처분신청 기각

한 서예가가 대통령과 기초단체장의 직인이 한글에 없는 글꼴로 돼 있다며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헌 수석부장판사)는 8일 한 예술대학에서 서예를 전공한 김모씨가 대통령과 기초단체장 직인이 ‘전서체’로 돼있지만 한글에는 이 글꼴 자체가 없다며 직인의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측도 한글에 전서체라는 글꼴이 없다는 김씨의 주장을 인정하고 있지만 직인에 전서체가 사용돼 김씨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하지 않고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와 함께 지금 제작되고 있는 국새의 글꼴이 훈민정음 창제원리에 어긋난다며 국새 제작금지 가처분신청도 냈지만 역시 기각됐다. 한편 전서체란 획의 굵기가 일정한 한자 서체 가운데 하나로, 일반적으로 도장을 만들 때 쓰이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