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자율경영"이 주목받고 있다.김 회장은 22개 계열사를 이끄는 총수이면서도 개별사들의 경영엔 거의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은 CEO(최고경영자)인 계열사들의 전문경영인이 책임지고 하면 되고, 오너가 시시콜콜 간섭하는 것은 자율경영에 되레 방해만 된다는 나름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의 이 같은 의지는 올해 그룹의 최대 역점 사업이었던 아남반도체 인수 후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룹의 사활을 사실상 반도체 사업에 걸고 있음에도, 인수 후 한번도 아남의 부천공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아남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등재된 이후에도 김 회장은 여전히 공장을 찾지 않고 있다. 대신 부천공장에는 윤대근 동부전자 사장만이 일주일에 2~3차례 집중 방문하며 동부-아남간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동부 관계자는 "그룹 단위의 대규모 프로젝트만을 간헐적으로 챙길 정도"라며 "회장이 지나치게 나설 경우 CEO의 자율적인 경영권한만을 위축시킨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