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과열 논란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4월 들어서는 국제 유가와 함께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유동성 장세마저 흔들리는 추세다. 글로벌 경제 변수와 증권 시장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볼 시점이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은 계절적 영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국제 유가는 6~7월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상승세를 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의 수요도 정체돼 있다. 구조적으로 봤을 때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금리 문제로 넘어가 보자.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중국은 경기 방어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분위기다. 유럽과 일본은 여전히 저금리에 바탕을 둔 양적 완화 정책을 실행 중이다. 미국의 고용이 증가하는 등 경기 개선에 하반기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적지 않지만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는 저유가·저금리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주요 업종별로 따져보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기계와 조선 업종은 한창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건설은 주택 거래량 증가, 항공은 유가 하락에 각각 힘입어 올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는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은 올해도 견조한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업종 역시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 증가 영향으로 매출 상승이 가능한 상황이다. 시가총액과 순이익 규모가 타 업종에 비해 큰 자동차·부품 분야는 엔화 대비 원화 강세 현상이 진정되면서 1·4분기 이후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다. 은행 업종은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이 낮아지는 동시에 장단기 금리 차 반등의 영향으로 하반기에는 순이익 증가폭이 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국내 주식시장은 더딘 속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부터는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고점 돌파를 시도했던 지난 2007년 및 2010년에 비해 주가 수준도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오는 6월까지는 주가 상승에 앞서 과도기 국면에서 나타나는 단기 하락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실적 장세로의 전환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조정 국면에서 낮은 가격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종목을 매수하는 전략을 취할 만하다. 꽃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만개하듯이 주식시장 역시 얼마 동안은 흔들리기도 하면서 강세장으로 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