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파장 전문가 전망 '낙관 VS 비관' 팽팽



『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금융 쇼크가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시장개입, 견고한 글로벌 경제여건을 감안할 경우 일시적인 시장혼란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론과 미국경제 침체로 이어져 국제금융시장에 재앙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경제학계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와 뉴욕 월가의 낙관론자를 자처하는 존 프라빈 푸르덴셜파이낸셜 수석 투자전략가로부터 글로벌 경제의 현실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 ●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
"세계금융 대재앙 서막불과"
美경제 둔화속 유동성 부족
98년 롱텀사태보다 파괴적
금리 내려도 위기 못벗어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글로벌 금융시장 대재앙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지난 98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었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 때보다 더욱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겁니다.” 미국 경제학계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 경제학 교수는 미국 경제가 성장둔화에 그치지 않고 침체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며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과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98년의 경우 미국 경제는 4%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고 인터넷 붐이 일어나는 등 경제의 기초여건은 여전히 강했다”며 “LTCM 사태는 유동성 부족이라는 단편적인 문제가 터진 것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은 미국 경제가 뒷걸음질치고 있는데다 유동성 부족, 신용경색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에 기초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투기자본 교란으로 야기된 불안정한 금융시장을 설명하는 민스키 사이클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ㆍ중국 등 세계 각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재할인율을 내리는 등 유동성 확대로 위기를 타개하려고 하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을 것이며 금융시장 불안과 신용경색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고 있어 금리인하를 과감하게 단행할 가능성이 없고 금리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면서 “FRB의 금리인하로도 미국 경제를 경착륙과 침체의 위기에서 구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FRB를 비롯, 선진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은행권에 치중되고 있지만 정작 금융대란의 뇌관이 되고 있는 비은행권 금융기관은 복잡다단한 금융상품에는 직접적인 지원이 힘들다”며 “헤지펀드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구조화채권전문법인(SIV),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부실채권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고도의 파생상품에는 자금지원이 어려워 시간이 갈수록 부실충격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 경제와 관련해 “개인소비와 기업투자 등 거시지표가 뚜렷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8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주택시장의 경우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연간기준 집값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급증하는 주택재고와 모기지 금리 상승, 가압류 증가 등을 고려할 경우 향후 2년 내에 미국 집값은 추가로 15% 더 떨어질 것”이라며 “미국 경기침체로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가속화되고 이는 다시 미국과 세계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 프라빈 푸르덴셜 파이낸셜 투자전략가
"유동성 공급땐 정상궤도로"
글로벌 금융시장 기초 튼튼
투자자 불안심리가 더 문제
금리 내리면 먹구름 걷힐것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초여건은 튼튼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심리와 두려움으로 동요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조치가 이뤄지면 정상궤도로 돌아올 겁니다." 존 프라빈 푸르덴셜파이낸셜 수석투자전략가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조만간 검은 구름이 걷힐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에 대해 "FRB는 9월과 오는 10월 개최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각각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계 중앙은행이 FRB와 유사한 형태로 금리와 재할인율을 인하해 유동성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신용경색도 조만간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미국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3ㆍ4분기, 4ㆍ4분기 성장률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전체적으로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1.5~2.0%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양호한 기업실적과 이익을 감안할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이 미국경제를 경기침체(recession)로까지 내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빈 전략가는 미국 증시와 관련해 "서브프라임 부실규모가 구체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신용경색 불안감이 가시기 전까지는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클 것"이라며 "하지만 기업들이 10%의 순익을 달성하고 거시경제지표가 여전히 견고해 상승반전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양호한 기업실적과 FRB의 유동성 확대 영향으로 올해 말까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600선에 다가설 것으로 전망했다. 프라빈 전략가는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확대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것도 시장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 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등이 지난 8월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유동성 경색에 대해서는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등 공동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방안이 시장안정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과 이머징마켓도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 추세선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시장에서는 견고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매력적인 기업가치를 보이고 있는 한국과 대만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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