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4기 우리區 이렇게 달라졌다] <2> 노원구-이노근 구청장

'성냥갑' 아파트에 명품옷 입힌다
13개 단지 3만5,000가구 수익형 리모델링사업 돌입
간선로 확장·경전철유치 등 지역교통난 해결도 가시화


인구 62만명의 노원구는 ‘아파트 숲’으로 불리는 서울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이다. 지난 80년대 정부의 대량 주택 공급 정책으로 현재까지 노원구에 지어진 아파트는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은 238개 단지, 15만 7,078세대에 달한다. 그러나 당시 획일적인 디자인과 소형 평형 위주로 지어져 20년에 가까워진 이 지역의 삭막한 ‘성냥갑’ 아파트들은 ‘1등 주거지’로 도약하고자 하는 노원구의 발목을 질기게 붙잡는 주범이기도 하다. 이 노원구에 지금 ‘이노근(53ㆍ사진) 노원구청장 발(發)’ 아파트 리모델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현재 노원구에는 15년이 넘어 리모델링 대상인 아파트가 53개 단지 7만1,443세대에 달한다. 이 중 세대수로 치면 절반에 가까운 13개 단지 3만5,000세대가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돌입했다. 재건축에 대한 미련과 수익성에 대한 고민, 이주 등 현실적인 문제로 주민 참여가 쉽지 않음에도 이 구청장의 아파트 리모델링 차별화 정책에 주민들이 호응했기 때문이다. 민선 4기 취임 1주년을 맞은 이 구청장은 “노원구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단순히 인테리어나 하는 정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노원구 노후 아파트들은 구청장의 꼼꼼한 조언을 거쳐 층고, 외관, 저층부 필로티 조성 등 재건축에 가까운 수익형 리모델링 아파트로 바뀔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재건축은 과도한 용적률 규제, 개발이익 환수제 등 규제가 강화돼 있어 발 빠른 주거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고 사업의 실효성 측면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구민들에게 리모델링 절차, 법령, 성공사례 등을 교재 및 동영상으로 제공하고 수 차례 순회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직접 발로 뛰며 리모델링 사업을 이끌고 있다. 주거문제 이외에 노원구 주민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교통 문제도 이 구청장의 ‘발품’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구청장은 답보상태였던 동부간선도로 상습 정체구간 월계1교∼의정부 시계간 확장공사를 정부 부처를 뛰어다니며 3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올 가을 앞당겨 착공한다. 중계동과 왕십리를 잇는 동북선 경전철 사업도 이끌어 내 이 지역 교통 전망은 한층 밝아졌다. 창동차량기지를 남양주로 이전하는 구상 역시 남양주시와 공동으로 용역을 실시 중이다. 이 구청장은 “남은 임기동안 주민들의 자산가치를 높이고 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서울 동북부의 허브도시로 노원을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 교육특구 만들기 탄력
대형상업시설에 교육용도추가 '학원백화점' 가능
"학원이 들어온다고 하면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노원구를 '교육특구'로 조성중인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최근 대형 상업시설을 '학원백화점'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겨 화제가 되고 있다. 노원구는 택지개발로 조성돼 아파트는 많지만 교육시설이 들어설 건물이 부족한 편. 그러나 학생들이 밀집한 이 지역은 여전히 학원이 모자라다. 이에 이 구청장은 상권이 위축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업시설에 학원이 입주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 건축물 용도 추가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시가 이 달 초 이를 수용, 중계근린공원 인근 5개 상업 시설의 용도에 교육ㆍ연구시설을 추가해 줌에 따라 앞으로 노원 지역에서는 '학원 백화점'의 설립도 가능해졌다. 이번에 학원시설 입주가 가능해진 대형 상업시설은 중계근린공원 인근의 건영옴니백화점, 2001아울렛, 씨앤미, 홈에버, 브라운스톤 등 5개 건물로 연면적으로 따지면 26만6969㎡에 달한다. 노원구는 교육시설 용도가 추가된 이들 5개 건물에 대해 대형입시학원, 논술학원 등 전문학원을 적극 유치해 학원백화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노원구는 모자란 학원은 공급하고, 상권의 슬림화도 방지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구청장은 "노원구 전반에는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규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자치구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모든 규제를 풀어 노원 지역 상권을 살리고, 교육 관련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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