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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에서 고성능 수입 스포츠카가 질주하고 있다. 대당 수천만원에서 1억원이 훌쩍 넘는 높은 가격에도 이미 작년 판매량을 뛰어넘은 모델들이 쏟아지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더 다양해진 소비자의 입맛이 수입차 질주의 이유로 분석된다.
◇질주하는 수입 스포츠카=인천에 위치한 한국토요타 매장은 최근 스포츠카 '86'을 다시 전시하기 시작했다. 문의 전화가 많이 오는 데다 직접 차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한국토요타의 스포츠카 '86'은 올해 4월까지 총 19대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8대)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86'은 2인승 스포츠카로 만화 '이니셜D'의 주인공이 타고 등장하는 차다. 2리터(ℓ) 엔진이 달려 최고 203마력의 힘을 낸다. 스포츠카지만 4,000만원 중후반부터 시작하는 가격과 더불어 독특한 디자인 덕에 마니아층을 확보한 차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 '86' 원메이크 레이스 대회를 시작하는 등 관련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미국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포드의 '머스탱' 역시 판매량이 고공행진 중이다. '머스탱'은 4월까지 총 297대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51대)과 비교하면 5배 정도 늘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1월 출시된 신차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판매량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당 가격이 1억원이 넘는 고가 스포츠카도 인기다. 고가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브랜드 '포르쉐'는 올해 4월까지 판매량이 1,271대로 작년 같은 기간(671대)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1억원 중반부터 시작하는 '911 타르가 4S' 모델은 올해 4월까지 총 15대가 팔려 이미 작년 판매량(12대)을 넘어섰다. 포르쉐 모델 중 비교적 가격이 낮은 편인 '박스터'나 '박스터S'도 4월까지 판매량(58대)이 작년 대비 11% 증가했다.
닛산의 고성능 스포츠카 'GT-R'은 이달까지 총 5대가 판매돼 작년 판매량(3대)을 넘어섰다. 'GT-R'의 가격은 1억6,530만원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GT-R'은 고가라 주문이 들어오면 일본 본사에 요청해 물량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판매 중인데 최근 일부 딜러사를 중심으로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스포츠카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다. 렉서스는 4월 서울모터쇼에서 고성능 스포츠카인 'RC-F'를 공식 출시했다. 5ℓ 8기통 엔진을 달아 최고 473마력의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5초가 걸린다. 가격은 1억2,000만원부터다. 렉서스 관계자는 "올해 RC-F 판매 목표치는 총 15대인데 이미 지난달 4대가 판매됐고 이달 2대가 계약되는 등 두 달 만에 목표치의 절반가량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영국 프리미엄 세단 재규어는 작년 하반기 고성능 스포츠카 'F-타입 쿠페'를 출시했다. 'F타입 S 3.0 쿠페'는 올해에만 총 11대가 팔렸다. 가격은 9,730만원부터다. 포드는 '머스탱'도 기존에 국내 판매하지 않던 'GT' 모델을 추가해 판매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성능차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국산 스포츠카 판매는 부진=수입 스포츠카와 달리 국산 스포츠카는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스포츠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델도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쿠페'가 유일하다. 제네시스 쿠페의 판매량은 지난달 24대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2.6% 감소했다. 올해 전체 판매량은 84대로 전년 대비 38.7% 줄었다. '제네시스 쿠페'가 2012년 출시돼 오래된 모델인 점 등이 원인이다. 업계에서는 고가 스포츠카의 경우 여전히 해외브랜드와 국산 모델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를 개발하고 있다"며 "국산 스포츠카의 자존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