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지갑 ‘굳게 닫혔다’

4월중 서비스업 생산활동 증가율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내수침체에 따른 경기위축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고, 미국경제도 뚜렷한 회복징후가 가시화하지 않고 있어 경기가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려면 상당기간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올들어 마이너스 성장으로 일관하던 할인점ㆍ백화점 매출이 5월 들어 소폭 개선돼 `회복`은 아닐지라도 부분적인 `해빙`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 본격회복까지 상당기간 걸릴 듯 할인점ㆍ백화점 등의 일부 소비지표를 제외한 전반적인 소비심리는 여전히 바닥권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서비스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5%가 줄어 전달(마이너스 0.2%)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서비스 생산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00년 통계발표 이래 처음이다. 특히 도ㆍ소매업은 음식료ㆍ담배(마이너스 11.1%), 자동차판매(마이너스 8.3%) 등의 부진으로 5.1% 감소, 3월(마이너스 3.9%)보다 더 나빠졌다. 숙박ㆍ음식점업도 호텔업(마이너스 16.7%) 등의 이용객 감소로 1.2%(3월 마이너스 0.6%) 감소했다. 실제 서울시내 한 특급호텔의 경우 객실 점유율이 지난해 84%수준에서 올해는 50%로 급락했고, 객단가 마저 떨어져 매달 3~4억씩 적자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북핵문제, 사스(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이라크전, 카드채 등 모든 악재들이 1분기말~2분기초에 집중됐기 때문에 2분기가 지표상 바닥일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정보기술(IT)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는 한 우리나라 경기가 정상궤도로 진입하기에는 상당기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일부 소비지표 소폭호전 그러나 5월들어서는 3개월 연속 하락했던 할인점 매출이 상승세로 반전되고, 백화점 매출도 감소세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소비심리가 일부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5월보다 0.6% 상승, 4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했다. 스포츠용품(40.7%) 매출이 급증한 가운데 가정ㆍ생활용품(2.2%)과 의류(0.1%), 식품(3.6%) 등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구매 단가도 0.4% 높아졌다. 할인점 매출은 지난 2월 22.8% 감소한데 이어 3월(마이너스 4.2%)과 4월(마이너스 3.6%)에도 하락세를 보여왔다. 5월 중 백화점 매출도 4.9% 하락하기는 했으나, 4월(마이너스 10.7%)에 비해서는 하락 폭이 둔화됐다. 특히 2개월째 감소한 백화점의 명품 매출이 5월에 증가세로 반전, 고소득층의 소비가 회복기운을 보이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속도와 시기의 문제일 뿐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는 지금보다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철환기자, 유병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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