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월드컵을 개최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보 음베키 당시 대통령이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전 회장과 월드컵 유치를 위한 뇌물 의혹이 있는 1,000만 달러(약 111억원)의 자금에 관해 협의한 이메일 내용이 공개됐다.
남아공 일간 선데이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이 지난 2007년 12월 7일자로 남아공 정부에 보낸 이메일에서 언제 1,000만 달러를 송금할지에 관해 물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발케 사무총장은 비공개 이메일을 통해 문제의 1,000만 달러가 “FIFA와 남아공 정부, 우리 회장(블라터)과 타보 음베키 대통령 간 논의에 따른 것”이라고 적시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메일에서 발케 사무총장은 1,000만 달러가 아프리카계 후손, 특히 카리브해 지역의 후손을 위한 자금이라며 블라터 회장과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음베키 전 대통령 간 협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검찰은 FIFA의 부패 스캔들과 관련한 공소장에서 남아공 정부 쪽에서 나온 1,000만 달러가 현재 구속 상태에 있는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과 2010년 월드컵 개최 선정 투표권을 가진 집행위원 2명에게 건네졌다고 적시했다. 미 법무부는 1,000만 달러가 지난 2008년 초 3차례에 걸쳐 FIFA에서 워너 전 부회장이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FIFA와 남아공 정부는 1,000만 달러가 워너가 관할하는 카리브해 지역의 축구육성을 위해 남아공 측이 FIFA를 통해 합법적으로 지원한 자금이라고 해명해왔다.
음베키 전 대통령 측도 FIFA 스캔들이 불거지자 성명을 내고 뇌물 제공에 관여한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음베키 전 대통령의 대변인 무코니 라트시탕가는 AP통신에 음베키 재임시 남아공 정부가 어떤 뇌물사건에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앞서 성명을 재차 거론했다. 하지만 미 법무부에 따르면 축구육성 기부금이라고 남아공이 강변하는 1,000만 달러는 결국 워너 전 부회장과 미국의 FIFA 집행위원이던 척 블레이저에 넘어갔다. 블레이저는 남아공을 2010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한 2004년 투표와 연루해 뇌물을 받았다고 시인한 바 있다.
한편 알레이 에디네 헬랄 전 이집트 청년체육장관은 7일 이집트가 2010년 월드컵 유치전에 뛰어들었을 당시 워너 전 부회장이 7명의 집행위원 표를 모아주겠다며 700만 달러를 요구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헬랄 전 장관은 워너가 FIFA 측에서 이집트에 접근한 사람이었다며 개최권 선정 투표 때 7표를 보장하는 대신 한 표당 100만 달러를 건네라고 2004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