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때문에 아슬아슬

美 "규제완화 논의못해"에 우리측 "협상 중단할수도"

본지가 지난 5일 단독보도한 대로 미국 측이 ‘무역구제’ 분과에서 “반덤핑 규제 등은 FTA 협상에서 논의할 수 없다”고 고집해 3차 본협상 전체의 진로를 어둡게 하고 있다. 우리측 협상단은 협상 중단을 시사했다. 7일(현지시간) 3차 협상 이틀째를 맞아 처음으로 무역구제 분과 협상이 열렸지만 양국 협상단은 본격 협상은커녕 가장 기초적인 문제인 분과 명칭을 놓고 팽팽한 대립을 계속했다. 무역구제 분과에서 우리측은 협상반의 명칭을 ‘무역구제’(Trade Remedies)라고 이름짓자고 주장했다. 반면 미측은 우리측이 요구한 반덤핑ㆍ상계관세 등이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범위를 크게 제한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명명하자고 맞섰다. “반덤핑 규제가 협상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제 무역구제 분야 협상은 우리측이 반덤핑 규제와 관련한 세부내역과 요구사항을 일일이 거론, 설명한 데 비해 미국측은 이렇다 할 반응 없이 듣기만 했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반덤핑 규제 완화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계속 고집하고 있어 협상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또 2차 협상에서 파행을 빚었던 의약품 분야도 첫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의약품 선별등재 방식’의 세부사항을 놓고 양측이 충돌해 3차 협상 전체가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형국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