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대책' 공조 재확인

■ 한미 정상회담 내용·의미
한미동맹 미래비전 수립·글로벌 경제위기 대응 등도 협력 약속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경제위기 대응 등 한미 간 공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공동대응과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질 예정인 상호방문 등은 미국 정권교체 이후 우려돼온 한미관계가 부시 행정부에 이어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우선 이번 회담이 비록 30분여 동안의 약식 회동이지만 이번주 말에서 다음주 초로 예상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한 대응책과 한미동맹 강화를 비롯한 경제협력안에 대해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양 정상은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와 관련, 분명한 반대 입장과 함께 큰 틀의 제재 원칙에 공감대를 이룸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최종 목표는 북한의 핵을 포기와 남북한 간 공존으로 강경대응이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로켓을 쏠 경우를 대비해 물리적 압박과 경제 분야 등 비군사적 제재 쪽의 심도 있는 대화가 오고 갔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 당국자들은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비군사적 제재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해왔고 국제사회의 즉각적 공동제재의 불가피성을 수차례 역설해왔다. 양 정상은 보호무역주의 배격과 재정지출 확대를 비롯한 거시경제정책의 공조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이에 대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스탠드 스틸을 제안했다. 이의 연장선에서 스탠드 스틸을 위배하는 국가의 명단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적극적이다.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대공황 유발을 막기 위해 모든 종류의 보호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양 정상이 이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고 또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조치들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미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서로 존중하며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데 나름대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담 분위기가 좋았던 것도 양 정상의 이러한 노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양 정상은 한반도 주요 현안 및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을 뿐 아니라 한미동맹, 글로벌 경제위기, 북한문제 등을 대화 테이블에 올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면서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에 대해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는 점이다. 부시 정권에서 합의한 양국 간 ‘21세기 전략동맹’을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나가는 동시에 이를 문서 형태로 구체화하는 한미동맹 미래비전 수립작업에도 한층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외에도 양 정상은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금융위기에 대한 공조와 대응원칙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으며 기후변화와 아프가니스탄 재건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한 협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함에 따라 양국 정부 간에 현안에 대한 인식차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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