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시라(36)가 1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MBC 주말극 `맹가네 전성시대` 이후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그가 20일 시작하는 KBS 새 주말드라마 `애정의 조건(극본 문영남 연출 김종창)`에서 이혼녀 `금파`로 출연한다.
“예전엔 시대극, 사극에서나 30대 여자 연기자가 필요했잖아요. 이 극은 30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이야기에요. 어린 척, 예쁜 척 안 하고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맞게 된 게 무엇보다 기쁘죠.”
68년생 동갑내기 최진실과 같은 시간대 극에서 맞붙는 것도 시청자들의 관심거리다. 최씨 또한 20일부터 시작하는 MBC 주말극 `장미의 전쟁`에서 이혼녀 `미연` 역으로 출연한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자꾸 연기 이외의 다른 면에 신경 쓰다 보면 작품이 산으로 가요. 예전에 비해 주말극 인기가 시들해진 듯 한데, 저희 덕에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면 그것만큼 좋은 게 또 어디 있겠어요.”
공교롭게도 `맹가네…`에 이어 2회 연속 이혼녀 역을 맡게 됐다. 그가 맡는 `금파`는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이혼할 용기를 차마 못 내고 혼자 속앓이 하는 여자다. 우연히 채팅으로 알게 된 연하의 남자에게 위안을 받지만 이내 들통이 나고 ,결국 남편이 강요하는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는다.
그간 당당하게 그려져 온 드라마 속 이혼녀들에 비해 조금은 `궁상맞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금파`의 현실적인 면에 공감해 선뜻 출연제의를 받아들였단다.
“원래 전 이혼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척 보수적이에요. 하지만 이혼은 이미 우리 현실에 깊이 들어와 있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이혼녀로 살기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모순된 게 많은지 그려내고 싶어요. 결혼 생활 잘 한다고 이혼 연기 못할 거 있겠어요.”
<이상훈기자 fl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