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에 인공섬 짓는다

난사군도 암초에 활주로·항만 건설
군사력 강화 의지… 분쟁 가열될듯

중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지역에 활주로와 항만을 갖춘 인공섬 건설을 추진한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7일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난사제도)의 피어리크로스 암초를 활주로와 항만을 갖춘 인공섬으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진찬룽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중앙정부에 인공섬 건설계획이 제출됐다며 섬 규모가 미국 기지가 있는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산호섬(44㎢)의 최소 2배 이상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어리크로스 암초에는 이미 유네스코의 위탁으로 중국 정부가 해양관측 시설을 설치한 상태다.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의 리제 해군 전문가는 인공섬에 활주로와 항구 등 시설뿐만 아니라 관측시설과 군사지원시설 등도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이에 앞서 스프래틀리제도에 있는 존슨사우스 암초에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섬 매립에 착수했다. 현재 0.1㎡ 이상의 매립작업이 끝난 상태로 심해부두와 공항 등 군사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이 이미 실효 지배하고 있는 스프래들리제도에 위치한 암초들에 인공섬 공사를 본격화하는 이유는 남중국해에서의 군사력 강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에 군함이나 전투기를 파견하려면 하이난 기지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남중국해 군사기지가 완공되면 이 지역으로의 즉각적 출격이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동중국해에 이어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기 위한 중국의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인공섬 건설계획을 연구해왔지만 논란을 우려해 그동안 실제 건설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남중국해 파라셀제도에서 석유 시추장치를 설치하는 등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지역에 대한 방침을 공격적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장제 지역안보 전문가는 "인공섬 건설은 중국과 주변국들 사이의 불신을 심화시키고 지역 불안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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