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새가구] 가구 트랜드가 바뀐다

지난해 해외 유명 가구 전시회에서는 화이트 오크 컬러와 하이글로시, 여기에 나무를 대체할 플라스틱이나 유리, 가죽과 같은 새로운 소재들이 대거 쏟아졌다. 이와 함께 형태보다는 기능성이 보강된 소재들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특색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밝고 조용한, 그리고 사색적인 디자인이 유행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는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고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거 생활에 과감한 투자를 하게 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이어진다. 특히 외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은 가정에서 안정을 찾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 만큼 안정적이고 자연 지향적인 디자인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샘 개발실 손성주 주임 연구원은 “올해 가구 인테리어 트렌드에 있어 가장 큰 특징은 자연주의(내추럴리즘)”이라고 설명했다. 색상은 라이트 체리, 형태는 모던과 클래식이 공존하고 다양한 소재가 과감하게 시도되며 수납 기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복고적 분위기의 패브릭(fabricㆍ섬유, 천)이 강세인 점도 올해의 새로운 추세라는 게 손 연구원의 설명이다. ◇밝은 색상의 내추럴리즘 = 지난해부터 시작된 밝은 자연주의 색상의 지속이 예상된다. 세계적인 트렌드로 예견되었던 `화이트 오크`나 `하이그로시` 제품이 아직 국내에는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는 더욱 밝아진 원목 계열(라이트 체리)이 유행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표면은 자연스러운 질감을 위해 거친 표면을 살리거나 탈색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부드럽고 아늑한 질감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하이그로시 광택이 부분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형태는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절제된 선을 강조하는 `미니멀 스타일`과 시원한 비례감과 가로선이 강조되어 안정감을 주는 동양적 디자인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소재의 다양화 = 가구는 나무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가 적극 사용되고 있다. 스틸 소재는 상판이나 다리에 사용되며 플라스틱은 손잡이나 액세서리, 서랍의 자재로도 사용된다. 또한 가죽이나 패브릭 등이 가구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소파, 의자에만 적용되던 이런 소재들이 침대 헤드, 도어 소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가구 소재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유리의 뒷면에 도장을 입힌 공법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무늬목과 도장유리, 하이그로시와 도장유리, 이밖에 메이플 하이그로시와 진한 고동색상의 월넛, 무늬목과 라탄 등 2가지 이상의 소재가 결합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유리ㆍ스틸ㆍ플라스틱 등 새로운 소재들이 가구를 구성하는 주된 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하나의 부재로서 콤비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현대인에게 더욱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생활을 제공해 줄 것이다. `믹스 앤 매치(MIX & MATCH)`풍은 패브릭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나는데 벨벳, 실크, 상어가죽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면서 물방울, 펀치구멍 효과, 점 무늬, 구슬 등 여성스럽고 약간은 신비스러운 이국적 요소들이 많이 등장할 전망이다. ◇수납 공간의 확보 = 사용자의 생활양식에 따른 사회적 트렌드는 효율성이다. 변화되는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기능의 첨가, 수납이 잘되는 내부 구성, 잡기 편리한 손잡이, 이동이 편리한 바퀴 등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 감동을 주는 기능성 하드웨어 개발이 세계적인 추세다. 최근 관심은 수납의 효율성이다. 올 초 선보인 가구들은 대부분 수납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옷장의 높이가 높아지고, 수납장이 깊어져 다양한 수납이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복고 스타일의 패브릭 = 패브릭은 인테리어의 일반적인 유행을 따르면서도 차별화 된 고유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재미 있는 아이템이다. 과거 동양적 디자인이 인기를 끌었으나 클래식한 스타일이 최근 경향이다. 화려한 색상(원색)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있으며 소재는 빛의 밝기에 따라 느낌을 달리하는 실크가 많이 사용된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