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현금왕' 롯데그룹이 경인년 2010년 큰 걸음을 옮긴다. 제2롯데월드 착공, 해외 유통점 추가 출점, 석유화학 부문 역량 강화 등 굵직굵직한 숙원사업들을 내년부터 차근차근 실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는 신격호 회장이 일본에서 들어오는 내년 1월 초 이 같은 공격적 경영 계획을 보고하고 재가를 받을 계획이다. 중대한 사안이 많은 만큼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한 임원 인사안도 함께 재가를 받아 2월 초 인사 단행과 함께 사업 실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우선 롯데는 내년 상반기 안에 제2롯데월드로 통칭하는 서울 잠실 '슈퍼타워 123' 착공에 들어간다. 롯데는 현재 123층으로 설계를 변경한 이 건축물의 건축심의를 서울시에서 받고 있으며 내년 초 심의가 끝나면 약 2개월 간의 건축허가 절차를 밟아 즉시 착공할 계획이다. 약 2조원이 투자되는 이 사업은 롯데의 15년 숙원 사업인 만큼 서울의 랜드마크로 내세우기에 손색없이 시공할 방침이다. 유통 부문도 2010년 해외시장 공략, 신규 출점, 신업태 비중 확대 등 공격 경영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청량리 역사점과 대구 율하 아웃렛점을 오픈하며 중국 톈진점을 오는 2011년 완공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한다.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타임스'를 인수한 데 이어 내년에도 중국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에서 30여개 점포를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내년 매출 목표는 올해보다 8,000억원 정도 늘어난 5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식품 및 관광 부문에서 롯데제과는 베트남 초코파이 공장이 내년 본격 생산에 들어가고 러시아와 인도의 신설 공장이 내년 상반기 완공되는 대로 본격적인 해외 생산체제로 들어간다. 중국 산둥성의 아이스크림 공장도 신설비를 도입해 내년 여름 한층 업그레이드된 빙과류를 내놓을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내년 창사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롯데호텔은 2010년이 해외 진출의 원년이 된다. 첫 해외 체인이 될 6성급 '롯데호텔 모스크바'에는 내년 1월 한국의 전문 호텔리어가 대거 투입된다. 이와 함께 실속형 비즈니스 호텔인 '롯데시티호텔'도 '롯데시티호텔킨시죠'의 4월 오픈과 함께 도쿄에서 첫 해외 승부를 벌인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호남석유화학은 내년 3월 연산 10만톤 규모의 에틸렌옥사이드(EO) 공장과 5만톤 규모 에탄올라민(ETA) 공장을 저장성 자싱(嘉興)시에 착공한다. 이 중 EO 공장은 호남석유화학과 중국 자싱산장이 절반씩 총 900억원을 투자하고 ETA 공장은 호남석유화학이 단독으로 750억원을 투자한다. 호남석유화학은 이밖에도 같은 롯데 계열인 KP케미칼과의 합병 작업을 내년에 재추진하며 합병 현안이 해결되는 대로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 같은 내년도 경영계획을 신 회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최종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신 회장의 구체적인 지침을 받는 대로 굵직한 사업 현안들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