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인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로부터 초고층 주거용 건물 공사를 1억8,000만달러에 수주했다.국내 업체가 미국시장에서 1억달러 이상 공사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공사내용도 단순 토목이 아닌 종합시공능력을 요하는 주거용 빌딩이라는 점에서 시공능력이 미국에서 공인받은 케이스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9일 도날드 트럼프와 뉴욕 맨하튼 유엔본부 인근에 들어서는 지하2층 지상70층의 초호화 콘도미니엄 「맨해튼 트럼프월드타워(MANHATTAN TRUMP WORLD TOWER)」 공사를 지난 7월4일 수의계약방식으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내년초에 착공, 오는 2001년5월 준공되는 데 연면적이 2만5,000평규모로 높이가 260M로 주거용 건물로는 세계에서 최고이다.
이 건물은 376가구의 최고급 객실과 헬스클럽, 고급식당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게 되며 벽면 전체가 유리로 덮이고 대리석 등 고급 마감자재가 투입되는 등 초호화 콘도미니엄으로 건설된다.
그동안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은 기술력의 열세로 인해 지역별로는 제3세계에, 공사분야 별로는 토목쪽에 치중됐었다.
미국 현지 부동산전문가들은 국제적인 부호들과 UN본부 파견 외교관들을 주대상으로 분양하는 이번 사업도 이미 뉴욕 중심가에서 성공적으로 개발된 다른 트럼프 건물에 이어 세계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이같은 건물을 수주하게 된 데는 지난 86년 미국에 진출한 이래 10년이상의 현지사업을 통해 대우의 시공기술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
대우건설은 지난 86년 미국주택사업에 진출해 시애틀의 노인주택 및 단독주택사업을 비롯, 플로리다, 일리노이, 휴스턴 등지에서 5,000여가구 규모의 주택을 건설, 임대주택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국내 건설업체로는 최초로 96년에 자체 개발한 주택 신공법인 DWS공법을 미국시장에 기술수출했다. 특히 하와이에 건설한 화와이 컨트리클럽 빌리지 (HAWAII COUNTRY CLUB VILLAGE PJ)는 95년 하와이 엔지니어링 대상에 이어 전미 엔지니어링 대상까지 수상하는 등 미국 건설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공사는 개발형 공사로 금융조달은 시공자인 대우가 맡게 되며 준공후 트럼프측으로부터 대금을 받게 되며 설계는 미국 업체인 코스타스콘딜리스(COSTASKONDYLIS)에서 맡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모두 6억7,000만달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와 관련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가 지난 6월 트럼프회장을 초청하는 등 수주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유엔본부 인근의 사업부지에 있는 유나이티드 엔지니어링 건물은 현재 철거중이다.【오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