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머리 카락, 내부 촬영 성공

포스텍 포항가속기연구소(소장 고인수) 윤화식(51) 박사팀이 사람의 머리카락 내부를 80㎚(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단위로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가속기연구소측이 7일 밝혔다. 윤 박사팀이 포항방사광가속기의 X-선 위상차 현미경 기술을 이용, 머리카락(전체 약 10만㎚)의 단면을 자르지 않고서도 80nm 분해능으로 내부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미국, 유럽의 가속기에서 얻은 결과 1천㎚보다도 앞선 것이다. 이 기술은 지난 2일 영국에서 발간하는 `국제 어학생물 물리학회지' 인터넷 판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생체의 조직을 보려면 전자 현미경이나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했다. 전자현미경은 분해능이 뛰어나지만 진공 상태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생체를 볼수 없고, 광학현미경은 500㎚단위까지 볼 수 있지만 둘 다 내부를 볼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년 전부터 포항방사광가속기의 X-선을 이용, 1천㎚수준으로 내부를 보는 기술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이번 방사광 X-선 위상차 현미경기술을 개발, 분해능을 10배 이상 향상시켜 80㎚ 수준까지 볼 수 있게 됐다. 윤 박사는 "현재 100㎚의 벽을 넘었지만, 내년에는 50㎚급 분해능까지 가능케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반도체 내부의 극미세 결함을 찾아내는 비파괴 연구에도 적용이 가능하고, 50㎚급 분해능 기술을 확보하면 컴퓨터 CPU 내부를 샅샅이 볼 수 있어(현재최신의 펜티엄 Ⅳ급 CPU의 선폭이 90㎚이다) 차세대 컴퓨터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가톨릭의대 김홍태 교수(해부학)는 "나노미터 단위로 살아있는 조직을 볼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다, 종래에는 전자현미경이나 광학현미경으로보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샘플 표본을 조작하여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분석의 신뢰성이 많이 떨어졌다" 면서 그러나 "방사광 X-선 마이크로스코피 방법은 조직의 샘플 표본 조작이 거의 필요 없이 살아있는 상태로 내부구조를 볼 수 있어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면서 해부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 고 밝혔다. 이 기술은 인체 조직 중 가장 다루기 쉬운 머리카락 조직을 분석한 것이지만,앞으로 뼈를 분석하여 골다공증을 연구하고 최종적으로는 피부까지 연구, 분석할 수있는 지평을 열었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포스텍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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