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경쟁력 강화차원 이뤄져야"

"구조조정 경쟁력 강화차원 이뤄져야" 삼성경제硏, 금융적 측면에만 치중땐 오히려 위기초래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는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산업경쟁력의 약화에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을 산업경쟁력과 연계시켜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80년대말 이후 우리상품의 선진국 시장 점유율은 정체 내지 감소세를 보여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필리핀 등 후발개도국에게 추월당했다. 미국시장 점유율은 88년 4.6%에서 올 상반기에는 3.2%로 낮아졌고 일본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6.3%에서 5.5%로 떨어졌다. 연구소는 반도체ㆍ정보통신ㆍ자동차ㆍ조선ㆍ철강ㆍ섬유 등 6대 산업과 금융부문을 중심으로 경쟁력의 실상을 점검한 결과, 외형적으로는 세계시장 지위가 대체로 향상되었지만 질적인 경쟁력은 크게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제품구조 측면에서 대부분 범용ㆍ소형분야에 치중하고 있고, 경쟁력이 없어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이 어려운 실정이다. 메모리 반도체ㆍ소형차ㆍ범용선(船) 등이 대표적인예다. 기술력 열세로 핵심 부품 및 기반산업의 해외의존도도 높고 품질ㆍ가격ㆍ기획력 등 미가격 경쟁력면에서 선진국에 뒤지는 것은 물론이고 후발국으로부터도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장성원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위기상황으로 인식해야 할 때”라며 “구조조정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산업경쟁력 강화에 국가적인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구조조정의 궁극적 목적인 산업경쟁력 강화에는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급한 불을 끄는 데 급급한 나머지 구조조정 이후의 지향 목표자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장 연구원은 “이제는 경쟁력 향상과 차세대 주력산업 육성을 위한 경쟁력 강화 단계로 신속하게 전환할 때”라며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대비하여 차세대 신산업의 거점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조조정이 산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정부 내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단순히 부실 채권 처리 등 금융적인 측면에서만 구조조정을 추진해서는 안된다”며 “산업의 중복ㆍ과잉투자 등을 억제할 수 있도록 업종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입력시간 2000/10/25 17:5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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