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제작·판매사 대표 구속 자금추적 통해 폭력조직 연계여부도 규명 與인사 관련의혹 조사 가능성도 배제못해
입력 2006.08.21 09:29:29수정
2006.08.21 09:29:29
검찰이 성인오락게임기기 제조업체 대표들을 구속 기소하면서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 업체들의 배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20일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게임기기 제조사 에이원비즈 대표이사 차모(35)씨와 판매사 지코프라임 대표이사 최모(34)씨를 사행행위규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유사한 사행성 게임인 ‘황금성’ 제조사인 현대코리아 대표 이모(47)씨를 함께 구속 기소했고 ‘인어이야기’ 제조사 대표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최고당첨 제한액수를 초과해 125배까지 당첨될 수 있게 하고 최고한도액 잔여점수가 내부 기억장치에 누적되게 하는 등 프로그램을 조작한 게임기를 제조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차씨 등은 사행성이 강한 바다이야기 게임기 4만5,000대를 제작해 1대당 550만~770만원씩 받고 전국의 오락실에 공급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사행성 게임 인허가 과정이나 성장 배경에 압력이나 특혜가 있었는지 배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자금추적을 통해 폭력조직의 관계 여부도 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대통령 조카인 노지원씨와의 관련 여부나 자금의 정치권 유입 여부는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우전시스텍에 노지원씨가 근무하는 줄은 알았지만 대통령의 조카인 것은 몰랐다. 우전시스텍은 처음부터 수사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사행성 게임 업체 자금의 정치권 유입 여부 역시 수사의 초점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권 인사 관련 여부에 대해 한나라당이 의혹을 제기하는 등 항간의 의혹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직접 조사에 나서게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영화인 명계남씨나 노 대통령의 조카인 노지원씨가 ‘바다이야기’와 자신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 이르면 21일께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어서 통상적인 고소ㆍ고발 절차에 따라 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도 ‘바다이야기’를 포함한 사행성 성인게임 전반에 대한 현장조사를 21일부터 착수하기로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바다이야기를 포함한 성인게임에 대한 감사를 위해 현장실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21일부터 현장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문화관광부와 영상물등급위 등 관련기관의 관계자들을 만나 사전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게임장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관련 모니터링을 충분히 해왔고 지금은 본격 감사를 위한 현장 자료수집 단계”라며 “이를 바탕으로 추후 감사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금까지 수집해온 모니터링 자료와 21일부터 실시할 현장조사 자료를 토대로 9월중 감사 계획서를 수립할 계획이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도 검찰 수사의 폭과 내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