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터쇼」서 쏟아진 말… 말… 말

◎통산부 장관­일시적 지원책 되레 경쟁력강화 저해/현대자 명예회장­이렇게 안팔릴때 규제계속되면 끝장/대우자 회장­기업간 전략적제휴 누구와도 할 용의/기아자 사장­판매독립회사 내달 꼭 성사 내수타개/쌍용그룹회장­요즘 친하려는 기업 왜이리 많은지…25일 개막, 열기속에 진행되고 있는 제2회 서울모터쇼에는 고건 국무총리, 임창렬 통상산업부장관 등 정부관료를 비롯 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 김석준 쌍룡그룹회장, 김선홍 기아그룹회장,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 박병재 현대사장, 김영귀 대우사장 등 국내 자동차업체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기간 동안 이들은 많은 말을 쏟아냈다. 모터쇼에서 나온 말을 종합정리, 한국자동차 산업의 오늘을 살펴본다. ◇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국제적으로 톱수준이다. 이렇게 안팔릴 때도 규제가 계속되면 (설마 망하지야 않겠지만) 자동차산업은 끝장이다. 차가 망하면 국가경제도 망한다. 자동차산업을 다른 산업과 같은 시각에서 본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자동차를 규제해도 좋다. 그러나 제발 경기 좋을때 해달라. 빈대 잡으려다 초가집을 태울 수 있다. ◇임창렬 통상산업부장관=자동차업계가 최근 정부에 지원책을 호소해 왔으나 정부는 어떠한 지원책도 실시하지 않을 것이다. 일시적 지원책은 오히려 경쟁력강화를 저해한다.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과거 불황기가 있었으나 정책적 지원으로 타개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속에서 생산성 향상과 체질강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김석준 쌍룡그룹회장=신문보고 알았다. 요즘 쌍용하고 친해지고 싶다는 기업들이 왜이리 많아졌는지 모르겠다(최근 불거진 대우자동차와 판매망에서의 전략적 제휴문제를 일축하며).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GM과는 30년 친구다. 지금은 과거 합작당시 보다 훨씬 더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기업간 전략적 제휴에 관한한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든 협력할 용의가 있다. (GM을 포함해)누구와 협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병재 현대자동차사장=(대우가 4월 부터 내수시장 1위를 공언하고 있는데 대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최근 쏘나타Ⅲ는 하루에 1천3백대 이상씩 계약이 쇄도하고 있다. ◇김영귀 기아자동차사장=하반기에 잇달아 RV차량을 출하할 것이다. 우리는 RV분야의 강자로 이 시장을 리드할 것이다. 포드의 아스파이어를 생산, 미국에서 판매하는 계약은 종료됐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게속하기로 했다. 내수불황의 타개책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판매독립 회사는 가장 시급한 문제다. 5월 초에는 이를 성사시킬 것이다. ◇양재신 대우자동차사장=쌍용자동차와 판매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한다는 얘기는 신문을 보고 처음 알았다. 이와 관련된 어떤 연구나 검토를 한 적은 없다. 일부에서는 쌍용그룹의 성모사장과 내가 그 문제를 협의한다고 하는데 낭설이다. 그는 고교 1년 후배로 개인적 친분만 있다. ◇박정인 현대정공사장=경기침체로 판매부진을 겪고 있지만 갤로퍼II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산타모는 5·6인승에 이어 곧 LPG차량도 생산, 출하할 것이다. 현재 RV비중은 9% 수준인데 오는 2000년에는 30만대로 점유율이 2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다. ◇최정호 대우폴란드판매법인 대표=유럽시각에서 볼 때 대우의 전시품은 획기적이다. 다른 업체에 비해 한단계 높다는 것을 외국 자동차 전문가들은 한눈에 확인하게 될 것이다. 올해 폴란드에서 20만대의 완성차를 판매할 것이다. 이는 대우그룹내에서 매출액으로 6대메이커로 부상하는 것이다. ◇김수중 현대자동차부사장=1·4분기중 내수시장이 25%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4월들어서는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이 상태로 간다면 지난해에 비해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다. 목표로 했던 점유율 유지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다. ◇김광순 기아자동차부사장=신차로 무장한 대우에 맞대응하면 불리하다. 같이 휩쓸리면 손해다. 대우의 신차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나오기를 주시하고 있다. 갑자기 판매가 줄어든 라노스의 경우를 봐도 대우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생각한다. 엔터프라이즈는 없어서 못판다. 빨리 출고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느라 정신이 없다. 이런 신차붐이 하반기에도 불것으로 확신한다. ◇마이클 올드 포드자동차 해외사업부사장=2년전 제1회 모터쇼에 비해 2회 모터쇼는 많이 나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전시공간이 좁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