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권 시장은 침체된 가운데 부산지역에서 입주 임박 분양권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7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이 지역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수요가 늘면서 전평형에 걸쳐 값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특히 가격강세를 주도하는 것은 앞으로 1년 이내에 입주를 시작하는 아파트다. 이들 단지는 최근 공급된 아파트들보다 비교적 저렴한 값에 분양됐기 때문에 실수요자뿐 아니라 매매차익을 노리려는 투자자들도 대거 매입에 나서고 있다.
북구 화명동 대보부동산 박분성 사장은 "예년 같으면 계절적 비수기인데도 거래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이미 로열층 물건은 거의 다 팔린 상태"라고 말했다.
◇연제구, 북구 거래주도
거래를 주도하는 곳은 연제구와 북구다. 이곳엔 입주임박 단지가 5곳 5,895가구나 돼 전체 입주임박물량(1만221가구)의 57.6%나 들어서 있다.
이중 연제구 거제동 현대홈타운2차와 쌍용인텔리전트는 프리미엄이 20평형대에도 최고 4,000만원까지 붙어 부산 지역 분양권에선 가장 높은 웃돈을 형성하고 있다.
부산의 신시가지인 북구 화명동 일대 대우리버파크와 코오롱 1차, 롯데낙천대도 물건이 크게 달릴 정도다.
이들 단지는 20~40평형대에 걸쳐 2,500만~3,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한달 전보다 값이 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평형별로는 30평형대보다는 20평형대나 40평형대 분양권이 인기다. 부산지역엔 이미 30평형대 아파트가 포화상태이기 때문.
따라서 평형을 늘려 이사를 가려는 중년층과 비교적 적은 돈으로 내집을 마련하려는 젊은 수요층이 분양권 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분양 아파트는 투기 후유증으로 거래 감소
반면 입주시기가 1년 이상 남은 분양권은 수요가 뜸하다. 이는 올초 수도권에서 원정해 온 '떳다방'들이 조직적으로 단타매매를 하고 빠져나가 초기에 호가가 지나치게 오른 탓이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호가는 높지만 거래가 없어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엔 매물이 적체되고 있다. 동래구 안락동 대림e-편한세상 2차(2004년 8월 입주예정) 24평형의 경우 분양직후 프리미엄이 최고 1,800만원에 이르렀으나 '단타꾼'들이 사라진 후 매물이 늘면서 호가가 100만원 가량 내려갔다.
사하구 하단동 SK뷰(2004년 6월 입주)분양권도 사정은 비슷해 최고 1,200만원이던 24평형의 웃돈이 현재 1,000만원으로 하향조정됐다.
입주가 가까운 단지 중에도 '작전세력 후유증'을 앓고 있는 곳이 있다. 해운대구 반여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경우 입주시기까지 중도금 없이 계약금(분양가의 10%)만 내면 된다는 점을 악용한 작전세력들이 치고 빠진 이후 거래가 끊긴 상태다.
반여동 아시아타운 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외지에서 온 투기꾼들로 인해 실수요자들만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