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액 사상 최고 파죽지세 라면

농심, 연내 100개국 수출 눈앞
팔도, 프랑스와 가격 협상중
오뚜기, 필리핀 대형마트 공략


쫄깃한 면발과 맵고 시원한 국물 맛을 앞세운 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한국 라면의 글로벌화'가 계속되고 있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2억1,552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라면 수출은 2008년까지만 해도 1억 달러 수준을 맴돌았다가 2009년 이후 급증하면서 2012년에 처음으로 2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올해도 4개월 만에 7,000만 달러에 육박하면서 최고치 경신이 예상된다.

라면이 해외에서 날개 돋힌 듯 팔리자 라면 업계도 수출 확대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부동의 1위 농심은 올 들어 스리랑카와 아프리카 니제르를 새로운 수출국으로 확보했다. 또 방글라데시 등 남부 아시아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현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농심의 라면 수출은 93개국으로 작년 말보다 2개 늘면서 연내 100개국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라면의 글로벌화는 신춘호 농심 회장이 직접 강조하고 있는 부문이다. 농심은 올 초 해외시장 개척팀을 신설하고 수출국의 판매망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글로벌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케냐 홈쇼핑에 상품을 론칭했고, 신라면이 할랄 인증을 획득해 아프리카와 동남아 일대에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동북 3성과 서부 내륙의 서안, 성도, 중경 지역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는 생산기지가 있는 서부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동부 뉴욕, 워싱턴, 토론토 등으로 판매 거점을 넓혀가는 동시에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 수출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 팔도도 마찬가지. 현재 프랑스, 노르웨이 현지 기업들과 '화라면' 수출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해외 유통기업들이 태국국제식품박람회에서 직접 부스로 찾아와 라면 수출 거래를 제안했다"며 "이는 국내 라면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팔도는 또 '남자라면', '틈새라면', '비빔면' 등 다양한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태국 업체와 새로 계약 논의도 벌이고 있다. 팔도가 태국에서 내놓은 라면은 국내에서 시판하지 않는 '고려면' 등 저가제품으로 연간 매출액이 2억원을 밑돌고 있다.

오뚜기 역시 필리핀 현지 대형마트 등에 지난해 '옐로우 존'을 만들고 맵지 않은 고품질 한국 라면 이미지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나섰다. 싱가포르에서도 진열 강화와 시식코너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이 수출 효자 종목으로 올라선 이유는 무엇보다 맛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한류 확산으로 수출 드라마 등에서 라면 노출이 늘면서 친밀도가 높아진 점도 주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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