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크본드 금리 29년 만에 최저

추가 양적완화 기대 커지자 고수익 노린 투자자 몰려


12~13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이자가 높은 대신 원금을 잃을 수도 있는 정크본드로 몰리고 있다. FRB가 무제한 채권매입이나 제로금리 정책연장 등의 카드를 빼들 경우 미국 국채 등 투자적격 채권은 이자가 더 떨어지는 반면 정크본드는 경기부양 바람을 타고 안정적으로 두둑한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가 산정하는 미국 정크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11일(현지시간) 6.41%를 기록해 금융위기가 절정이던 지난 2008년의 23%는 물론 올해 초의 8%대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1983년 바클레이스가 이 지수를 발표한 후 29년 만에 최저치다.

또한 시장조사 업체 리퍼에 따르면 고금리 위험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도 올해 314억달러에 달해 사상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이 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가장 많았던 때는 FRB의 1차 양적완화가 있었던 2009년으로 한해 동안 319억달러가 들어왔다. 올해 말까지 이런 기조가 계속된다면 2009년의 기록을 월등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투자자들이 FRB의 경기부양책이 임박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FRB가 꺼낼 카드는 무제한 채권매입과 0~0.25%인 기준금리를 오는 2015년까지 연장하는 방안 등 두 가지다.

리퍼의 제프 쇼르네호이 애널리스트는 "FRB가 채권매입 등에 나선다면 모든 채권의 금리는 낮아지고, 특히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의 경우 이자를 한푼도 못 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FRB의 부양책으로 투자적격 채권의 금리가 좀처럼 오를 것 같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정크본드로의 자금유입은 지금보다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FRB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을 경우 이 같은 현상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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