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과 윤회’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정현숙 대진대 교수의 개인전이 담고 있는 주제다. 서정적인 추상화를 그리는 작가는 ‘전과 후(Before and After)’라는 일관된 명제로 화면 속에 크고 작은 수많은 동그라미를 통해 스쳐 지나가는 시간과 윤회하는 생명의 의미를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전시에는 2004년 이후 변화하기 시작한 그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원형으로 표현해 온 그가 근래에는 사각형을 도입해 다양성을 추구했으며, 금가루ㆍ은가루 등 단순했던 색상 벗어나 파스텔 톤의 유채색을 쓰기 시작했다. 또 지금까지는 평면작품만 고집했던 그가 이번 전시에는 성냥갑을 포개놓은 듯한 사각의 입체적인 그림을 선 보인다. 원형과 사각이 교차하는 작품에서 그는 조화와 상생을 이야기 한다. 조각조각 이어 붙인 사각의 캔버스 위에 그려진 원형은 서로 다른 층위의 결합과 다른 세계의 결합을 의미한다. 한 화면에 서로 다른 층을 이루면서 조화를 이룬 입체적인 표현은 더욱 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시각적인 다양성을 추구해 작품이 한층 더 풍부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론가 오세권 씨는 정현숙의 작품세계에 대해 “원형은 조형적으로는 최소 단위이며 근원적이며 완전한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우주ㆍ태양ㆍ사람ㆍ순환ㆍ완성ㆍ비어있음ㆍ삶의 고리ㆍ윤회 등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년 만에 여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300호가 넘는 평면작업과 입체작품까지 포함한 신작 20여 점이 출품됐다. 전시는 6월6일까지. (02)73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