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구조조정은 「스피드」와 「유연성」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 의해 사업 구조는 물론이고 인력 구조와 조직 구조에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첫째, 사업구조 조정은 불과 5년여만에 통신 비관련 사업을 모두 정리할 정도로 「스피드」에 초점을 두고 행해졌다.
올릴라 회장의 취임 첫해인 92년 제지사업을 포기한데 이어 알루미늄, 타이어, 전선부문을 차례로 매각했으며, 96년 노키아의 최대 사업이었던 TV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그리고 사업 철수에서 생긴 여유자금을 이용하여 통신관련 사업에 집중 투자했다. 이러한 사업구조 조정 결과 96년 통신사업은 전체 매출의 90%를, 셀룰러 폰 사업은 55%를 차지하여 「전혀 다른 노키아」로 변신하게 되었다.
또 경쟁사들이 수직계열화를 통한 안정적 성장을 추구해온 데 반해 노키아는 기술 혁신이 활발한 통신시장에 적응하고, 조직의 군살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아웃소싱을 추구하여 사업의 유연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그리고 경쟁 기업인 에릭슨사나 모토롤라사에 비해 절반 수준인 R&D 투자를 셀룰러 폰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둘째, 인력구조는 도전의식과 조직의 활력을 확보하기 위한 젊은 세대의 등용과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 인력 확대에 심혈을 기울였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3만2,0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의 절반을 젊은 인력으로 대체하였을 뿐 아니라, 경영진에도 국제적 경험이 있는 40대를 발탁하여 경영진의 평균 연령을 40대 중반으로 낮추었다.
경영진이하 직원들의 연령이 낮아서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올릴라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사업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는 경험이 부족할 수 있지만, 젊음만이 줄 수 있는 열정과 추진력으로 이를 보상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력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지속했다. 특히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R&D 인력의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98년말 현재 전체 직원의 30%선인 1만3,000여명이 R&D 인력으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이다.
셋째, 노키아의 본사 인력을 100명 미만으로 구성하는 등 본사를 최소화하는 대신에 철저한 현지화를 지향하는 분권화된 조직 구조로 개편하였다.
이는 협소한 내수 시장의 한계때문에 해외 시장을 개척하지 못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경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때문이었다.
또 적극적인 현지화를 통해 소비자는 물론이고 본사와 자회사간의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으로 인한 조직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현재 노키아는 10여개국에 생산 기지와 R&D 센터를 설치하였을 뿐 아니라, 현지인을 경영진으로 등용하여 전체 기업 차원의 의사결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위임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지향적인 분권화를 통해 시장과 생산, R&D가 조화를 이루면서 CONCURRENT ENGINEERING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별 제품 사양의 차이를 최소화하여 동일 생산 라인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을 유연화하여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노력도 병행되었다.
이러한 혁신 활동으로 인해 변동비에서 차지하는 임금 비중은 10% 이하로 낮아져 가격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86년 41%에 달하던 내수시장의 매출 비중이 96년 6%로 낮아져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갖추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