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최악 스모그 베이징, 국제마라톤 강행 빈축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중국 베이징시에 또다시 최악의 스모그가 찾아왔다. 베이징시는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19일 베이징 국제마라톤대회를 강행해 빈축을 샀다. 이날 베이징시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400㎍/㎥을 오르내리며 일부 지역은 100m 앞 건물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

베이징 국제마라톤대회는 애초 55개국 3만여명이 참여하기로 했지만 스모그가 심해 일반인들의 참가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시는 전일 언론 브리핑에서 "가벼운 스모그 때문에 대회를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가능한 한 코로 호흡해야 하며 주최 측은 마라톤 코스에 물을 뿌리고 스모그 방지물품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시가 최악의 스모그에도 마라톤대회를 강행한 것은 다음달 5일부터 시작되는 APEC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이 정도의 스모그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PM 2.5 기준치인 25㎍/㎥의 16배가 넘는 스모그로 이날 마라톤대회는 중도에 포기하는 일반인들이 많았고 선수들도 스모그에 힘겨운 모습이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의 스모그가 지난 17일 밤부터 시작해 20~21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APEC 회의를 앞두고 베이징시는 스모그 비상이 걸렸다. 시는 APEC 기간 중 스모그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다음달 7~12일 공공기관 휴가를 시행하고 3∼12일에는 차량2부제를 실시한다. 또 베이징 인근 톈진과 허베이ㆍ산시ㆍ산둥성 등도 이 기간 대기오염방지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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