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621개 연금저축상품에 대한 수익률 공개 결과 운용 기간이 10년을 넘기면 연 평균 수익률이 4%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용 기간이 5년 미만인 상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도 수두룩해 연금저축에 가입하려면 비과세 혜택이 제공되는 최소 10년을 유지해야 한다는 속설이 증명됐다.
수익률만 보면 자산운용이 제일 높았고 은행과 보험은 비슷했다.
그러나 이번 수익률 공개가 연금저축에 대한 왜곡된 판단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금융 당국이 현재 운용되고 있는 모든 상품의 수익률을 공개하도록 하면서 운용 기간이 고작 2~3년밖에 안된 상품과 10년 가까이 된 상품이 무차별적으로 단순 비교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 5년 내 신상품을 아예 출시조차 하지 않은 탓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은행은 자산운용능력이 현실보다 과대포장되고 있고 매년 상품을 내놓은 보험사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 기간, 가입 시기 등을 도외시한 채 수익률로만 경쟁력을 평가하는 분위기라 당혹스럽다"며 "운용 기간이 10년 이상 된 상품의 수익률만을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수익률은 자산운용이 은행ㆍ보험 앞서=지난 2001~2002년에 상품이 출시돼 10년 이상 운용되고 있는 연금저축 상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4% 안팎을 기록했다. 일례로 2001년에 나온 한화생명의 연금저축하이드림연금보험의 수익률은 4.00%, 우리은행의 연금신탁은 4.23%로 나타났다. 은행 수익률은 보험을 조금 앞섰지만 변별력이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은 이들을 압도했다. 같은 해 나온 한국투신운용의 골드플랜연금증권전환형 상품은 수익률이 13.17%, 대신자산운용의 대신밸런스연금증권은 8.71%로 주식 편입비중이 높은 만큼 수익률도 발군이었다. 연금저축이 장기 상품인 것을 감안하면 흠으로 꼽히는 수익의 변동성도 낮아져 자산운용사 상품의 선호도가 향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외 없는 수익률 공개 문제 있어=운용 기간과 무관하게 수익률이 공개돼 부작용이 만만찮다. 최근 2~3년 새 판매가 시작된 상품의 경우 연평균 수익률이 최대 -10%에 이르는 상품도 있다. 특히 보험사 상품의 경우 가입 초반에 수수료를 10%가량 떼는 만큼 초기 수익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임에도 일부 언론에서는 보험사 상품의 수익률이 터무니없이 낮다며 도매금으로 비판하고 있다. 연금저축이 장기상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이런 비판은 어불성설이다. 실제 삼성생명 연금저축골드연금보험의 경우 2009년 출시 상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0.34%이지만 2001년에 출시 상품의 수익률은 4.25%를 기록하고 있다. 수익률 4.25%가 낮다는 비판은 가능해도 -0.34%에 대한 비판은 무지의 소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외 없는 수익률 공개가 연금저축에 대한 몰이해를 유인할 수 있다"며 "연금저축에 가입하기를 바라는 고객이라면 자신이 가입하려는 상품의 10년 수익률을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