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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9시45분께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방향 13.9㎞ 지점에서 공항리무진버스와 승용차 등 100여대의 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가안전처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현재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57명이 경상을 당하는 등 모두 66명의 인명피해가 일어났다.
사망자 2명의 시신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명지병원과 인천 서구 가좌동 나은병원에 안치됐다. 중상을 입은 7명과 부상자 57명은 인천시 서구 나사렛병원, 동구 송림동 백병원 등 9개 병원으로 나눠 이송됐다.
경찰은 이날 사고가 영종대교 상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공항리무진버스가 앞에 가던 승용차를 추돌한 후 뒤따르던 차량이 연쇄 추돌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으로 안개와 과속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짙은 안갯속에 100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영종대교 사고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리무진버스와 승용차·트럭 등 차량 수십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지고 뒤엉킨 채 도로에 나뒹굴었다.
심각한 부상을 입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환자들의 신음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 등 영종대교는 한때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자가용 운전자 김상철(49)씨는 "사고지점 인근을 지나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꽝'하는 소리가 연속해서 크게 들렸다"며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아 자동차가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사고 피해 운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날 오전 영종대교에 안개가 짙게 끼어 앞 차량 뒤꽁무니만 겨우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찰도 차량 운전자들의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고가 안개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짙은 안갯속에 차량 100여대가 추돌한 인천 영종대교에는 안개 관측 장비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상청이 지난 2009년부터 시행 중인 안개특보제는 5년이 넘도록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시범운용만 반복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사고 직전인 오전9시 기준 인천공항 인근 가시거리는 600m 정도였다. 인천기상대 청사가 있는 인천시 중구 전동 일대의 가시거리는 1,500m였다.
그러나 안개로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영종대교에는 안개 관측 장비인 시정계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천기상대는 사고 당시 영종대교의 가시거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천기상대 관계자는 "바다 쪽은 해상에서 밀려오는 안개로 육지보다 더 안개가 짙게 낀다"면서도 "영종대교에는 관측 장비가 없어 정확한 가시거리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운전자 대부분은 사고 당시인 이날 오전9시40분께 가시거리가 10m 안팎이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