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전 러 시장서 넘버원”

이승조 LG전자 상트 페테르부르크 지사장은 “러시아 어느 곳보다 서구화가 잘 진행된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모스크바보다 기업환경이 뛰어난 곳”이라고 평가했다.출입국 규제 등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뿐 아니라 여느 유럽도시와 다름 없는 도시 분위기가 편안함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외국인 투자에 열성적인 점과도 관련이 깊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최근 코카콜라 필립모리스 등 외국 유수 기업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투자 유치가 곧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0년 9월 부임한 이 지사장은 최근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성장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 그는 “러시아 산업 중심지로서 방위산업 분야와 조선 산업, 항구를 통한 철강 수출 등 물류기지로서의 역할 등 전통적인 산업에서 뛰어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개발 등 첨단 분야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경제를 도입한 지가 이제 겨우 10여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적응 속도다. 이 지사장은 “기업인들은 시장원리를 이미 발빠르게 체득해 현지 기업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다만 관료주의적인 행태가 아직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1990년대 초부터 러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인 LG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은 이후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러시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러시아 가전 시장에서 한국 기업 점유율은 약 40%.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도 가는 곳마다 한국산 전자제품을 만날 수 있다. 8월11~17일은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선포한 한국주간이다. 이때는 무역상담회, 과학기술세미나, 한국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폭넓은 분야에서 한국과의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진성훈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