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은 이한동 국무총리가 23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한마디로 이 총리에 대한 평가는 '대과(大過)없이 국정을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대통령제하에서 총리의 한계도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도 있다.
이 총리는 자민련 총재이자 대권주자의 한 명으로 주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행보를 드러내지 않고 지난 1년동안 행정총리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굳히며 내각의 수장으로서 드러나지 않게 대통령을 보좌하고 각부처 장관들을 이끌어왔다.
그동안 의약분업 파동, 현대 및 대우사태 등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랐으나 특유의 조정능력을 토대로 별 무리없이 일을 처리하는 등 '국정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또 서해대교ㆍ경부고속철도 건설현장, 파주 등 상습 수해지구 시찰, 동해안 산불현장, 구로산업단지 업체 방문 등 취임한 뒤 10일에 한 번꼴로 민생현장을 찾는 현장성을 강조했다.
다만 의약분업 파동 당시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는 등 사태해결을 위해 주도적인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 문제가 매끄럽게 풀리지 못하고 결국 건강보험 재정파탄 사태 등으로 이어진 것 등이 흠결로 꼽힌다.
공동정권의 파트너이지만 대통령에게 권력이 몰려있는 현 체제하에서 총리로서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이러면서 이 총리는 특히 지난 6일부터 12일간 우리나라의 새로운 경제협력 파트너로 부상한 중동 4개국 순방에 나서 16억9천만달러 규모의 공사수주를 확정하고 26억4천만달러규모의 공사수주 여건을 유리하게 만드는 등 수출 돌파구 마련에도 일조했다.
이에따라 그동안 내치(內治) 중심이었던 행정총리의 역할을 경제외교까지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언제 당쪽으로 넘어올지 궁금하다.
이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