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남양건설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후 최근까지 관련된 지역 내 중소 하도급 업체 5개사가 최종 부도를 맞았다. 남양건설과 관계된 피해 하청업체 수와 금액은 총 65개 업체, 34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 하청업체 부도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문건설협회 전남지회의 한 관계자는 "남양건설 법정관리 신청과 거의 동시에 부도가 난 새한철강 등 두 개 업체를 포함하면 불과 2개월 사이 5개 업체가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경기 지표가 나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은 올 하반기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대강 사업 발주 마무리 등의 영향으로 공공 공사 물량이 줄어들고 민간 부동산 경기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다음달까지 건설사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 여파로 시공능력 300위권의 건설사 중 20~30여개 안팎의 건설사가 퇴출 절차를 밟을 경우 이들 건설사와 연관된 중소 하도급 업체들도 줄줄이 도산 위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건설업계에서는 상반기에만 남양건설ㆍ성우종합건설 등 다수의 중견 건설사가 무너졌으며 성지건설도 4일 12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았다.
이 밖에도 B사ㆍJ사ㆍD사 등 상당수 중견 건설사가 무리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추진과 부동산 경기침체 따른 유동성 악화로 구조조정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와 연관된 중소 하도급 업체들의 피해는 일파만파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원청업체인 대형 건설사와 연관된 하청업체는 1개 업체당 평균 100~200개에 달한다.
전문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원청업체들의 어음 결제 비율은 전체 공사대금의 60% 이상 수준으로 높은 상황에서 하청업체는 대부분의 노임비를 현금 결제한다"며 "원청업체들이 워크아웃 등에 들어가면 채무가 동결돼 이미 대출을 해 현금 지불을 했던 하청업체들의 경우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각 지역에서 1ㆍ2위를 다투는 전문건설업체들의 경영이 위기상황에 몰리고 있어 앞으로 그 피해와 후유증이 하청업체 등으로 일파만파로 퍼질 수 있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만 해도 공공 물량이 많았기 때문에 중소 하도급 업체들도 먹을거리가 있었지만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발주 물량이 30% 넘게 줄어들어 2008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사업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인 중견 건설사들과 중소 하도급 업체들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힘든 하반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