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반년 가까이 답보상태를 보이던 공기업 사장 인선이 다시 본격화된다. 인선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올 추석을 전후로 상당수 공기업 사장들 자리가 다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오전 일부 공기업들에 사장 선임절차를 다시 시작하라는 통보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부발전과 남동발전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은 28일부터 잇따라 사장 선임절차를 재개한다.
이미 사장 공모절차를 마무리한 서부발전은 28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여는 데 이어 29일 사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부발전 사장 공모에는 총 16명의 후보가 응모했으며 조인국 한국전력 전 부사장, 박종훈 발전회사 협력본부장 등 한전과 발전 자회사 출신들이 유력 후보로 알려져 있다.
남동발전도 29일 임원추천위를 열고 31일에는 20여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남동발전 역시 한전 및 발전 자회사 출신들과 민간 출신들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공기업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최근 재공모 절차를 진행했으며 28일 오후 공모가 마무리된다. 한수원은 지난 6월 첫 번째 공모에서 15명의 후보자가 지원했으나 적임자가 없어 재공모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유례없는 재공모 절차까지 진행한 만큼 말썽 많은 원전 분야를 이끌 거물급 인사가 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들 공기업의 사장은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도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선임절차를 다시 시작하라고 통보한 것은 사실상 후보가 압축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면접 일정이 끝나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추석 전에 새로운 사장이 임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가 큰 에너지 공기업 사장 인선이 마무리되면 산업부 산하 중소 규모 기관들의 사장 인선도 잇따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산업부 산하기관 가운데 산업단지공단ㆍ산업기술진흥원ㆍ석유관리원 등 상당수가 수장이 공석인 상태다. 이들 산하기관들의 경우 산업부 출신 관료들이 여전히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낙하산 논란을 피해갈 수 있을지가 변수다.
반면 금융공기업들의 경우 아직까지 사장 선임과 관련된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안택수 이사장 임기가 지난달 17일 만료됐지만 후임자 공모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안 이사장 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사장 공고가 나가려면 적어도 하루 이틀 전에는 통보가 와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전혀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