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분양제가 도입되면 주택 공급물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소 공급물량은 줄겠지만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각한 것은 후 분양제가 실시되면 건설업체들이 분양가격을 현행보다 더 크게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때문에 분양가 산정 내역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주택공급 차질우려는 크지 않다=주택 전문가들은 후분양 제도 때문에 주택공급이 위축된다는 의견에 대해 회의적이다. 후분양으로 인해 선투자 규모가 늘어난다고 해도 업체로선 그만큼의 금융이자를 분양가에 전가 시키면 그만이기 때문.
또 선투자금 조달의 어려움도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도 돈 굴릴 곳이 없어 여신금융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금융업체들이 오히려 먼저 나서서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박사는 “현행 후분양제도 아래에서도 주택업체들은 어차피 자기 돈이 아닌 저리의 금융자금조달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투자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당장 사업수주를 포기할 업체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되겠냐”고 말했다.
물론 선분양제에서 후분양제로 넘어가는 기간동안 일시적인 주택공급 공백이 빚어질 수는 있다. 통상 아파트 착공에서부터 준공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소규모 단지는 1~2년. 대단지는 3년 정도 되기 때문. 그러나 이 기간 동안에도 발생하는 주택수요는 신규입주물량으로도 상당부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큰 부작용은 없을 전망이다.
◇분양가 상승은 아킬레스건=후분양제도의 아킬레스건은 분양가 상승이다. 주택업체들은 후분양제도가 도입되면 선투자에 따른 금융비용이 증가, 주택공급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신규주택 분양가격이 오르면 기존 집값도 덩달아 뛰어 서민의 내집마련 부담이 커지고 일부 투기꾼들의 주택 사재기가 재연될 수 있다.
특히 주택업체들이 금융비용이 늘어난 것 이상으로 공급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주택업체들은 현행 선분양제도 아래에서도 실재 금융비용 이상으로 간접공사비 등을 부풀리는 방식을 통해 분양가를 과다책정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후분양제도가 성공하려면 주택업체들의 분양가 산정내역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ㆍ행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