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경기지표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간 조사기관인 HSBC가 3일 발표한 중국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최종치는 49.2를 기록해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5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HSBC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잠정치(49.6)보다도 낮은 것이다. 이 지수가 50선을 밑돌면 경기위축을, 웃돌면 경기확장을 의미한다. 취홍빈 HSBC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잠정치에 비해 최종치가 악화된 것은 중국 제조업 활동이 더욱 부진해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지난 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PMI는 50.8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올랐다. 블룸버그가 예측한 전망치 50.0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8개월 연속 50선을 웃돌며 경기확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민관 조사기관 간 통계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HSBC 제조업 PMI는 중소기업 비중이 큰 반면 국가통계국 지표는 대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발표한 5월 제조업 PMI에서 소형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표는 47.6에서 47.3으로 0.3포인트 낮아져 HSBC 제조업 PMI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통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수출실적을 뻥튀기해 무역흑자액을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제조업 PMI에서도 제조업체들의 수출주문이 증가한 것으로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오는 8일 중국의 5월 통계, 9일 5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다른 지표가 나와봐야 제조업 회복세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