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가 태광산업 및 대한화섬 주주총회에서 완패했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12일 주주총회를 열어 2009년 결산배당과 감사 선임안을 이사회 원안대로 가결시켰다. 주요 주주인 장하성펀드는 태광산업에 주당 배당금 4만2,000원을 요구했지만 결국 회사안인 주당 1,750원으로 결정됐다.
신한은행 등 9개 기관이 장하성펀드의 손을 들어줬지만 기관의 찬성표는 0.96%였던 데 반해 주총 참석자의 80%는 경영진의 제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감사 선임건 역시 장하성펀드가 내세운 김진현 한솔제지 감사 대신 경영진이 제시한 배진구 감사가 선임됐다.
태광산업 주총 직후 열린 대한화섬 주주총회에서도 경영진이 제시한 결산배당안(주당 750원)과 감사 선임안이 그대로 확정됐다. 장하성펀드의 제안이 회사 측 대주주의 반대로 모두 부결되자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주주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주총은 주주와 위임장을 받은 대리인에 한해서만 입장이 허용됐으며 참석 요건을 갖춘 주주에 대한 까다로운 확인 작업을 거치는 통에 예정보다 30분가량 지연돼 시작했다.
장하성펀드는 각각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지분 4.25%, 9.12%를 보유, 이들 회사에 대한 배당 증액 및 감사 추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 2007년 주총에서는 감사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지배구조개선 노력에 양측이 합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갈등이 점화됐다.
한편 이날 태광산업은 전거래일 대비 9,000원(1.27%) 오른 71만89000원, 대한화섬은 400원(0.63%) 떨어진 6만2,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