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업체인 에르메스가 경쟁사인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의 인수합병 의도에 분명한 거부의사를 밝혔다.
에르메스 그룹의 상속자인 베르트랑 푸에쉬 회장과 패트릭 토머스 최고경영자(CEO)는 4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LVMH가 회사(에르메스)를 인수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에르메스 가문은 거부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LVMH는 최근 에르메스의 주식과 주식전환이 가능한 파생상품 등을 사들여 최대 17.1%의 지분을 확보,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지난달 25일 공식 발표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당시 “지분매입은 적대적 M&A 시도가 아니라 ‘우호적인’ 장기주주가 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명품업계와 시장에서는 LVMH가 에르메스 인수를 위한 첫 걸음을 떼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푸에쉬 회장 등도 “이런 식의 개입은 전혀 우호적이지 않다”며 “우호적이기를 원한다면 (지분 매입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푸에쉬 회장은 지분인수 사실을 불과 발표 1시간 전에야 통보 받았다며 LVMH의 속내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에르메스는 현재 그룹 일가가 70%를 웃도는 지분을 갖고 있어 당장 적대적 M&A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가문의 5대손인 장-루이 뒤마 전 CEO가 지난 5월 숨지고 6대손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장에서는 에르메스의 변혁기를 틈타 명품 브랜드 사냥꾼인 아르노 회장이 인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