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은행(IB)의 원자재 부문 트레이더들이 역시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수익률 악화로 투자가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연봉·보너스 삭감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22개 주요 원자재 선물가격을 종합한 다우존스UBS지수는 8.6%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26.5%, 29.6%나 오른 것과 대비된다. 각각 18년, 16년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이처럼 유례없는 증시 호황에도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손실을 기록하자 투자가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원자재 투자 펀드 유출액은 341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고스란히 월가 트레이더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 컨설팅업체인 코얼리션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10대 IB의 원자재 관련 인력은 2,290명으로 2012년말보다 4% 줄었다. 도이체방크의 경우 지난달 원자재 트레이딩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200명 정도의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또 지난 수개월간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즈 등의 고위 관련 인력들이 수익성 부진을 못 견디고 헤지펀드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몸값도 급락하고 있다. 인력채용 업체인 옵션스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원자재 관련 인력의 연봉은 전년보다 13%나 줄었다. 4년 연속 감소 추세다. 이들은 연말 월가의 보너스 잔치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의 경우 원자재 거래 담당자들의 보너스를 전년보다 5% 가량 줄일 예정이다. 반면 주식, 기업공개(IPO) 등 IB 관련 인력의 보너스는 6~10% 인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