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뉴패러다임 공유가치경영] <8> '문화 콘텐츠 인큐베이터' CJ E&M

영화서 웹툰까지 될성부른 '끼' 발굴… K컬처 업그레이드 앞장
신인작가·감독 찾아 투자·배급 원스톱 지원
영화 '낮술''조난자들' 뮤지컬 '풍월주' 등 결실
우수 작품 빛발하고 시장 파이도 키워 '윈윈'

CJ E&M의 ''크리에이터 그룹'' 사업에 참여중인 1인 콘텐츠 제작자들. CJ E&M은 이 사업을 통해 1인 콘텐츠 제작자들과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진행,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제작하는 CSV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CJ E&M


지난 2011년 '프로젝트S 2기로 선정돼 6월26일 개봉한 '자, 이제 댄스타임'의 조세영 감독은 CJ E&M 덕분에 인생의 대전환을 맞았다. 이 작품은 낙태 경험자의 인터뷰와 재연을 통해 다큐와 극영화 방식을 함께 사용해 '용감하고 아름다운 영화'라는 극찬 속에 2013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경쟁대상을 차지했다. 댄스타임으로 데뷔하기까지 오랜 시간 꿈을 가슴 속에만 품고 살았다는 조 감독은 "제작지원을 해주는 곳은 있지만 초기 기획개발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은 없는데 이 프로젝트는 아이디어와 추진하는 과정을 믿고 지원해준다"며 "기성 감독님을 주축으로 한 멘토링 등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CJ E&M의 '프로젝트S'는 투자 받을 길이 없어 빛을 보지 못하는 소외된 신인 감독의 작품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주는 문화계의 대표적인 공유가치경영(CSV)이다. 한국 영화·드라마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기획·개발하고 있는 아이템을 찾아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성장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다. 시나리오가 아닌 기획안 단계에서 작품을 선정해 전문가 컨설팅, 역량 강화를 위한 특강, 취재비 등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기획한 아이템이 양질의 시나리오화돼 영화·드라마 시장에 진출하도록 그 과정을 돕는다. 투자부터 배급까지 원스톱으로 대기업 지원이 이뤄지면서 한국영화가 발전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즉 한국 영화 성장을 위한 자양분인 다양한 인재풀을 양성하고 각종 장르와 콘텐츠의 영화를 뒷받침하면서 영화 산업이 발전하고 자연스럽게 CJ E&M의 사업 환경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양질의 영화가 많이 만들어져 고객이 늘어나고 영화 산업이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의 문화 생태계가 확립되면 결국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회사로서는 매출증대를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 E&M이 직접 투자 감독을 선정, 협업해 결과물을 내놓는 사례도 있다. '낮술'로 주목받은 노영석 감독의 차기작 '조난자들'은 하와이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을 포함해 토론토ㆍ부산ㆍ로테르담 등 국내외 15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얼어붙은 땅'으로 국내 최연소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됐던 김태용 감독의 장편 데뷔작 '거인'도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CJ E&M은 소외된 창작자에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선순환 구조의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다양한 방식의 CSV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연·영화·음악·방송 등 다양한 문화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신인들을 발굴해 상업 시장에 진출시키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CJ문화재단을 통한 연극·뮤지컬 부문의 신인 작가 및 작품 개발 지원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외 상업 프로덕션에서 경력 3년 이하인 작가와 작곡가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선정된 신인 창작자에게 공연 제작비와 부문별 전문가 멘토링부터 공연 스태프 매칭, 배우 캐스팅, 연습실, 리딩공연 무대까지 총체적으로 지원한다. 크리에이티브마인즈를 통해 2010년부터 지금까지 26편의 뮤지컬이 지원 받았고 8개 작품이 정식으로 무대에 올랐다. CJ E&M도 작품성을 바탕으로 일부 작품에 투자해 공연을 올린다. 지난해 '풍월주'에 이어 오는 9월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일본 아뮤즈 뮤지컬 시어터에서 공연하는 등 국내 창작 뮤지컬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보여줬다.

크리에이티브마인즈 또한 창작자에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문화 콘텐츠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주안점을 둔다. 김선아 CJ문화재단 부장은 "공연 산업 발전을 위해 CJ가 창작자와 제작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크다"며 "CJ E&M 역시 공연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좋은 창작물이 늘어나고 뮤지컬 시장이 발전할수록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소외 분야인 만화·웹툰 분야의 신인작가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다음·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함께 시작한 '온라인만화공모대전'은 단순히 심사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하는 기존 공모전과는 달리 기획개발비를 지급하고 4주간의 콘텐츠 프로듀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전문적인 멘토링을 통해 신인 작가를 육성하고 발굴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인작가들은 작품화 기회를 갖기 어려운데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해 대기업과의 작품 활동을 통해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밖에 지난해 6월부터 지속 가능한 콘텐츠 제작 생태계 구축을 위해 유튜브 플랫폼 내 다양한 1인 콘텐츠 제작자들과 함께 '크리에이터 그룹' 사업을 진행 중이다. CJ E&M은 이 사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컬래버레이션 및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얻고 파트너들은 CJ의 체계적인 콘텐츠 관리 및 글로벌 진출 시스템 지원을 받아 양측 모두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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