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에 빠진 중소기업을 인수하는 대신 기존 대주주에 경영을 위임하고 경영성과에 따라 경영권 회복 기회를 주는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산은은 올해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턴어라운드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환손실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주 인수 및 신규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산은은 효율적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중소기업 대주주에 경영을 그대로 맡기기로 했으며 경영성과에 따라 경영권 회복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산은의 턴어라운드 PEF는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췄지만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에 일종의 ‘패자부활’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이달부터 본격 시행됐다.
중소기업 대주주는 턴어라운드 PEF와 지분양도 및 경영위임 계약을 맺게 되며 PEF는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ㆍ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연계 채권 인수를 통해 중소기업에 투자한다.
중소기업 대주주는 지분양도 이후에도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특히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기존 약정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와 기업 우선매수권을 확보하게 된다. 턴어라운드 PEF에는 산은이 무한책임사원(GP)이 되고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한다.
산은은 턴어라운드 PEF의 1호 투자 대상으로 썬스타특수정밀을 선정했다. 세계 1위의 컴퓨터자수기 업체인 썬스타특수정밀과 세계 3위의 산업용 재봉기 업체인 썬스타산업봉제기계는 선물환손실 등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압박을 받아오다 산은과 경영정상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현익 산은 자본시장담당 부행장은 “썬스타특수정밀에 대한 구조조정은 중소기업 재무구조 개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번 구조조정 모델이 전금융권으로 확대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산은은 시범사업(파일럿 테스트)으로 1,000억원 규모의 턴어라운드 PEF를 이미 조성한 상태이며 올해까지 사업규모를 1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